클라우디아 삼은 현재 금융시장과 매스컴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 경제학자다. 그가 2019년 제안한 삼의 법칙 덕분이다. 연준의 이코노미스트였던 삼은 브루킹스연구소가 편찬한 보고서에 신선한 정책 제안을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내용은 단순했다.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이전 12개월 실업률의 최저점보다 0.5% 포인트 높아지면 자동적으로 일정액의 경기부양 보조금을 모든 개인에게 주자는 아이디어였다. 제안의 논리적 근거는 일리가 있어 보였다.
실업률이 그렇게 높아지면 경제는 이미 침체에 들어가 있으니 성장의 70%를 담당하는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현금을 직접 소비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0.7%가량 성장률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보았다.
삼은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1960년 이후 삼의 법칙이 발효되는 순간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은 적이 없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1954년 이후 미국 최저 실업률이 최근처럼 3.5% 아래로 내려간 적은 1960년대 후반 한차례뿐이었다.
올 들어 미국 실업률은 1월과 4월 두 달 3.4% 를 기록했다. 그런데 1960년대 후반에는 1968년 9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 9개월 간 3.4% 실업률을 지속했다. 1968년 경제성장률은 5% 안팎이었다. 1969년 1분기에는 6.4% 성장했다.
미국 경제가 현재와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활력이 있었다. 그러나 실업률이 1970년 1월 3.9%로 높아지자 두 달 후 4.4%로 뛰었고 삼의 법칙이 발효했다. 이 시점에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침체국면에 빠져 있었다.
2000년 봄 닷컴버블이 정점을 찍은 직후 미국 경제는 3.8%의 낮은 실업률에 5% 안팎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런데 2001년 들어 실업률이 4%를 넘어서자 그해 3월 4.3%로 빠르게 상승했고 삼의 법칙이 발효했다. 그 시점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
2006년 봄 부동산 버블이 피크를 보인 후 미국 실업률은 2007년 5월 4.4%까지 하락했다. 미국 경제는 2.5% 내외의 성장률을 시현했고 근원소비자물가는 2% 초반으로 안정되면서 골디락스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그해 연말 실업률이 5%를 넘어서자 경기침체가 시작됐다.

지난 10월 미국 실업률이 3.9%로 상승하자 이 추세로 가면 곧 삼의 법칙이 효력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얼마 안 있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는 얘기다 된다. 그러자 미국 주요 언론이 앞다퉈 삼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4,368명 읽는 중
언론에 나타난 삼의 모습은 조심스러웠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이미 1인당 3200 달러의 경기부양 보조금이 지급된 상태이고 구인난이 지속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패턴이 이번에도 나타날지 확신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경제활동인구의 증가도 실업률과 침체의 상관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 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년 미국 경제가 험난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의 법칙이 발효한 후 시간 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찾아올지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