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고문·사망 사건과 대규모 국내 송환 사건은 재판관할권, 국제범죄와 재외국민보호, 범죄인 인도 등 다양한 법적 문제를 보여준다.
범죄 장소는 캄보디아, 피의자들은 중국인, 피해자들은 한국인이므로 캄보디아는 '속지주의', 중국은 '속인주의', 한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한 '보호주의'를 내세워 서로 재판권을 주장할 수 있다. 대한민국 형법 제6조는 대한민국 밖에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도 형법을 적용할 수 있음을 명시하므로, 한국도 이 사건에 재판관할권을 가진다.
'우리 군을 캄보디아에 파병하자'라는 주장은 가슴 뜨거워지는 발언일 수는 있어도 책임 있는 발언은 아니다. 입장을 바꿔 캄보디아나 중국 등 외국이 같은 이유로 대한민국 영토에 자신들의 군을 파병한다면 이는 전쟁 선포와 같인 만큼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다.
피해자로 처음에 소개된 사람을 포함해 64명의 귀국자들은 단순 피해자가 아니라 상당수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한 피의자였다. 피해자로 알았던 송환자들이 온 몸에 소위 '이레즈미' 문신을 한 채 수갑을 차고 나타났고, 49명이 구속되는 것을 보고 국민은 경악했다. 일부 피해자들도 있겠지만,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사이버범죄의 수괴 등 피의자들도 있으므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일부는 감금, 폭행, 협박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사기 범죄에 가담하였지만, 귀국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 두려워 귀국을 거부했다고도 전해진다. 자신이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본인들도 헷갈리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형법 제12조(강요된 행위)는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자기 또는 친족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한다. 즉, 강요된 범죄의 경우, 책임, 즉 기대가능성이 없으므로,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다. 다만, 면책의 요건인 '저항할 수 없는' 폭력, 협박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엄중한 사실판단이 필요하다.
캄보디아 사태는 지난 정부부터 문제였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자국민의 보호다. 국가는 당연히 재외 국민도 보호해야 한다. 캄보디아 등 위험 국가의 경우, 국민에게 미리 위험을 경고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피해자들의 상당수가 온라인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에 속아 출국한 뒤 여권을 빼앗기거나 폭행당해 범죄에 동원됐다. 청년 취업난의 그림자지만, 정부는 재외 국민의 외교적 보호뿐 아니라 사기성 사이버 취업 모집행위에 대해 모니터하고, 처벌 근거를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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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유독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극빈국에 독재국가로 치안이 무너져 있고, 정권과 범죄가 결탁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투자와 지원 중단 등 외교적 압박과 더불어, 수사 공조 및 해외 취업 유인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과 형사처벌, 재외국민 보호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사이버 사기 범죄의 수괴들은 캄보디아 등 동남아 해외에 숨어 있고, 국내에서 처벌되는 사람들은 주로 수괴가 아니라 자금을 인출하는 등의 일을 하는 하수인이 경우가 많다. 이참에 국제 수사 공조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하는 기업형 사이버 사기 범죄도 뿌리 뽑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