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이 대한민국의 50년을 결정한다

앞으로 5년이 대한민국의 50년을 결정한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2025.10.27 05:45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를 20~64세 생산가능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하고, 부양해야 할 고령층은 급격히 늘어나는 '세계 인구구조의 전환점'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은 이 변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2022년 기준 향후 10년간 매년 생산가능인구는 약 33만명씩 줄어드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48만명씩 늘 전망이다. 특히 2030년대에는 25~39세 인구가 연 평균 21만명씩, 50~64세 인구는 15만명씩 감소하며 청년층과 숙련된 중장년층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게 된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의 "한국의 유일한 문제는 저출생"이라는 진단처럼 인구 감소로 노동공급 축소와 경제성장 저하가 빠르게 현실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5년, 제대로 대응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베이비붐세대의 자녀인 425만명 규모의 에코세대(1991~1996년생)가 결혼·출산기에 진입하는 지금은 '인구 보너스'를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대한민국의 향후 50년을 바꿀 결정적 순간이다.

이에 인구정책은 지원위주의 정책대응을 넘어 AI(인공지능) 등 급격한 기술 변화를 반영해 기술, 경제, 사회의 구조적 혁신전략으로 격상돼야 한다. '초저출생', '초고령화', '초인구감소'라는 3대 인구문제 축을 중심으로 잠재 인력을 극대화하고 이민정책을 포용하며 청년층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초저출생 대응을 위해 일하는 방식 등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출산은 여성경력단절 가능성을 최소 14%포인트(p) 높이며, 이러한 우려가 출산율 하락에 약 40% 영향을 미친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자면, 현금지원을 넘어 일·가정양립과 경력 지속성이 보장돼야 한다. AI기술을 배경으로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가 기본 업무방식으로 혁신되고 채용·이동·승진의 전 과정에서 남녀 차별을 해소해나간다면 직장내 성평등이 정착되고, 이는 가정내 맞돌봄 문화로 이어지면서 출산친화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둘째, 에이지테크(Age-Tech) 산업 육성 등 기술과 제도를 통한 초고령사회 대응이다. AI 돌봄로봇이나 센서를 활용한 스마트 돌봄시스템 등은 돌봄인력 부족을 완화하고, 고령자의 생산성을 높이며 지역사회 통합돌봄체계 구축에도 기여한다. 실버경제가 활성화되면 숙련 고령층의 계속고용 환경이 조성되고 신성장산업을 주축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도 가능하다.

셋째, 현 추세대로라면 향후 50년 뒤 1500만명 이상이 줄어드는 등 급격한 인구감소에 대비해 일·가정양립 환경 조성과 고령층 일자리 창출 등으로 국내 인력활용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이민정책을 포용해야 한다. 여성과 고령층에 대한 직무능력 향상·직무전환의 기회를 확대하고, 고령층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해 재고용 확대 또는 정년연장 등도 적극 도모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자란 돌봄인력과 첨단·중숙련 인력을 중심으로 유입부터 정착, 사회통합까지 전주기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언어, 주거여건 등이 불리한 한국은 이민 경쟁국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 요구된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인력부족을 보완하도록 과감한 산업구조 재편과 첨단기술 확산도 병행해야 한다.

전환점은 위기가 아니라 선택의 순간이다. 우리는 5년간 우리는 인구위기를 넘어 인구혁신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기술 혁신과 인구 정책을 결합해 청년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고, 여성과 고령층이 경제활동을 지속하면서 새로운 인재가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새롭게 설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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