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서실장, '비서' 아닌 '레드팀' 자임해야

[사설] 비서실장, '비서' 아닌 '레드팀' 자임해야

머니투데이
2026.10.16 04: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광현 신임 비서실장.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15. suncho21@newsis.com /사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광현 신임 비서실장.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15. [email protected] /사진=

현직 국세청장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건 여권 내부에서도 의아하다고 할 만큼 파격적이다. 경제성장수석의 정책실장 승진에 이어 조세 전문관료 출신 기용은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을 정책실행에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임광현 비서실장 중용에 대해 국세청장, 비례대표 의원, 청와대 근무 등 당·정·청을 거치며 행정 정무 감각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는 점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정치적 중량감과 상징성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과 민생 역량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를 잘 따르는 '비서형' 실장이 되지 않겠냐는 예상이 적잖다. 의정활동 경험이 짧은 관료 출신이 최고권력자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겠냐는 이야기다. 지지율 하락을 초래한 종전 국정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하지만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3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지금 청와대에 필요한 2인자는 순종적 '예스맨'이 아니라 대통령의 변화와 결단을 간언하는 참모의 모습이다. 심야에도 쏟아지는 '폭풍X' 속 대통령의 국정 인식이 모두 온전한 것인지, 생중계 국무회의의 만기친람·일방통행식 지시는 온당한 것인지 따져 볼 일이다. 대통령의 의사결정이나 대국민 소통 스타일에 피로를 호소하는 국민도 적잖다.

무리한 인사는 국정 동력을 떨어뜨리고, 집값과 증시 불안,형사사법시스템, 농지문제 등의 과속과 혼선은 정책 신뢰도를 깎아 먹고 있다. 청와대 내로는 경기성남 라인의 득세가 인사 참사와 맞물려 뒷말을 낳는다. 새 비서실장은 부실 인사 검증 시스템을 정비하고 겉도는 당정 관계를 봉합할 과제도 안고 있다. 대통령의 '비서' 가 아니라 성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레드팀'을 자임해야 풀릴 수 있는 난제들이다.

공교롭게 임 실장의 배우자인 이경은 미국 휴스턴 총영사가 10여 년 전에 썼다는 '대통령의 성공, 취임 전에 결정된다'는 책에는 비서실장의 덕목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은 일이 잘못되면 바로 되돌려 놓는 사람", "비서실의 할거주의와 이기주의 제어", "대통령과 총리·내각 사이의 원활한 메신저이자 완충 역할" 등의 대목은 시급히 실천할 일들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