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은 선거 승리 전리품 아니다[딥포인트/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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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 논설위원
2026.10.29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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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公 줄잇는 낙하산 사장
여야 서로 내로남불 비판 휩싸여
경영능력 검증..국민부담 줄여야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9.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9. [email protected] /사진=김근수

이것은 한 공기업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발단은 수십년간의 시민단체 활동 경력이 있다지만 이른바 청와대 실세의 주례를 섰다는 인연 등이 거론되며 알짜 공기업으로 꼽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발탁된 하동근씨였다. 지역난방공사 창사이래 40여년의 난맥상이 펼져졌고 현재 사장이 입성한 것이다.

지역 냉·난방사업, 열병합발전 등을 목적으로 1985년 설립된 지역난방공사 초창기를 보자. 에너지관리공단(현재 한국에너지공단)과 한전의 공동 출자로 지역난방공사는 설립됐다. 군 장성 출신인 문홍구씨는 12.12쿠데타 당시 전두환 반란군의 반대편에 섰다 예편당했지만 회유 끝에 에너지관리공단에 이어 지역난방공사 초대 사장을 맡았다.

관료 출신들이 연이어 사장에 임명된 시기를 거쳐 논공행상이 필요했는지 정치인 출신 사장의 입성이 시작됐다. 2002년부터 3년여간 재직한 정동윤 사장은 민주정의당에서 재선을 했지만 이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는 진영을 옮겨 출마했다. 여당의 불모지인 경상북도 지역구에서 당선권에 근접하는 선전을 펼친 성과는 공기업 사장 발탁이었다. 공기업을 '거쳐가는 자리' 정도로 생각했는지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임기말에 사장직에서 사임했다.

이후 몇 년간은 지역난방공사가 회사로서 맞는 격변기였다. 이명박정부 출범 후 2008년 공사는 민영화 대상이 됐고 주식을 코스피 시장에 공개하는 변화를 겪은 것이다. 정치인 출신 사장이 다시 입성한 것은 2013년부터였다. 김성회 전 의원이 대표적인데 그는 국회의원 한번을 지낸뒤, 지역구를 옮겨온 당내 실력자에게 공천에서 밀렸고 사장 발탁(2013년)으로 보상받았다. 의원 시절 국감(2011년 9월)에서 김 사장은 '지역난방공사가 공기업 평가에서 기관장 평가에만 매달려 미래성장동력 투자에는 소홀했다'는 선제적 질문도 내놓았다. 그의 사장 재임기에는 '지역난방이 설치된 집에 사는 사람은 모두 다 사장 자격이 되는 거냐'(김현미 당시 의원 등)는 질타가 이어졌다. 김성회 사장은 임기 중간인 2015년 말 출마 준비를 위해 회사를 떠났다.

이후 정당을 넘나들며 황창화(참여정부 총리실 정무수석), 정용기(재선 구청장, 의원 역임)씨 같은 정치인들이 회사 사장으로 왔다. 주호영 의원은 황 사장에 대해 "낙하산 인사로 기강 해이를 자초했다"고 했고 김한정 의원은 정 사장에 대해 "에너지 위기 시대에 비전문가들을 마구 꽂았다"고 꼬집는 식이었다.

이런 논란과 비판의 종합판은 지난 4월 하동근 사장 임명과 이번 국감이었다. 성남 지역 환경운동가 출신인 그는 2000년대 초반 성남의료원 설립 활동을 했고 김현지 대통령제1부속실장의 결혼 주례 이력도 있다. 하 사장은 올해 초 사장 공모 당시 서류 심사를 통과한 8명 중 8등(면접 대상자 5명 중에서도 5등)이라는 사실도 공개됐다. 경기도 제1투자심사위원회 위원을 지냈다지만 그와 지역난방공사(성남 분당구 소재)의 접점은 지역 연고 정도다. 지역난방 이용자일 뿐이라고 비판받았던 이전 사장과 다를 바 없다. 지역난방공사는 엄연한 상장사로 한국전력, 에너지공단, 서울시같은 대주주 외에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의 20% 이상을 보유 중이다.

이른바 경기·성남 라인이 중용된 사례는 마사회, 석유공사, 가스공사 같은 다른 공기업에서도 발견된다. 건설근로자공제조합에는 2004년 성남 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지내고 노동운동을 한 인사가 금융전문성과 무관하게 이사장으로 발탁됐다. 시민단체나 지역 활동가로 일한 뒤 정부에서 일할 수 있지만 업무 연관성을 따져보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이같은 원칙마저 무시된 것이다. 인천공항공사, 한국전력 등 굵직한 공기업 인사는 줄을 잇는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이들의 공기업 방만경영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공기업은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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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배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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