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을 맞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마음이 착잡할 것같다. 지난해 6월 교육감 당선 후 그동안 밭을 갈고 자신이 구상한 교육정책의 씨앗을 심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그것이 뿌리를 잘 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돌봐야 한다.
그럼에도 올해도 여전히 잡음이 무성할 것 같다. 무엇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당장 올 신학기를 앞두고 연초 합의해야 할 문제는 학생지도에 대한 지침이다. 지난해말 시교육청은 서울시내 모든 학교에서 체벌을 전면 금지했다. 여기에는 팔굽혀펴기나 운동장뛰기와 같은 간접적인 체벌도 포함됐다. 하지만 교과부는 이같은 간접체벌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교과부는 일부 시·도교육청이 학교신설비 예산을 임의로 무상급식 지원 등에 전용했다며 올 예산에서 해당 금액만큼 감액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청은 즉시 반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교과부도 학교 신설 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묵인해온 관행인데 갑자기 무상급식을 들먹이며 문제삼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과부와 교육청이 엇박자를 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교과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계속 해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중 1,2학년의 연합고사를 폐지했다.
교과부가 '단위학교 자율역량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을 폐지하자 교육청은 "교육자치의 기본정신을 역행하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방과후학교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방침이 엇갈렸다. 교과부는 방과후학교 참여율에 따라 학교별 성과급을 주겠다는 데 비해 교육청은 방과후학교나 자율학습에 강제 참여를 유도할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서로 목소리를 높이던 양측이 정작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할 사안에서는 뒤로 물러선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시내 자율형사립고들이 대거 미달사태를 겪으며 교육정책의 실패로 지적받자 교과부와 교육청은 책임을 서로 상대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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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을 이끌어가는 기관들 사이에 불협화음이 계속된다면 어떤 교육정책도 빛을 발할 수 없다. 이로 인한 혼란은 일선 학교와 학생들이 겪는다. 충분한 교감과 토론으로 소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