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현장, 학생들 야동·성범죄 예방 및 처벌 미흡
서울 A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 김씨는 최근 상담을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아들이 속해 있는 학급 교실을 지나치는 순간 아이들이 아들에게 "야 '야동왕', 아빠 오셨다"고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 아들과 친구들을 다그쳐 물었더니 아들이 친구들에게 자주 야동(야한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공급해준다는 말을 들었다. 집에서는 착실하고 부모 말을 잘 듣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야동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라는 사실을 알고 김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전남 나주 아동 성폭행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파렴치한 성범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학생들이 가해자인 성범죄 사건들도 심심치않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학생들에 대한 예방이나 교육, 조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나 교육청 등 교육 관계자들은 위 사례와 같은 일이 빈번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학교에 휴대용 기기 등을 통해 '야동'을 돌려보거나 공유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교내에 있는 PC로는 접근이 금지돼 있지만, 학생들에게도 스마트폰이 상당수 보급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유해 동영상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집에 가면 혼자 있는 학생이 부모 주민등록번호 등으로 웹하드 사이트 등에 가입해 유해동영상을 받은 후 스마트폰에 담아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특히 웹하드 사이트 등을 보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야동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실정이다.
최근 사건들을 보면 성인들도 이런 동영상을 보면서 욕구를 참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판에, 아이들이 이같은 유해 사이트나 동영상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단속 등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한 중학교 교사는 "아이들끼리 모여서 무언가를 보고 있으면 가서 확인을 해 본다"며 "하지만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 학교들은 야동을 보다가 적발된 학생들에게 '주의' 정도만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학생들 사이에서 성범죄가 일어날 경우에도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 및 교육처에 따르면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의 경우 학교 차원의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징계 수위 등을 정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초·중학교의 경우 의무교육인 관계로 가장 강한 징계가 '정학' 정도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외부에 알려지면 이미지를 망친다는 이유로 쉬쉬하는 경우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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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인 경우에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성폭행은 경찰 등에 고발해 사법처리를 받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후 학교차원에서는 역시 학교폭력위원회에서 별도의 징계를 한다. 이 역시 초·중학교는 퇴학은 시킬 수 없다.
이처럼 학교에서 성범죄 가해 학생에 대해 단속이 안되는 것은 최근 한 대학교에 성범죄 이력이 있는 학생이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인성이 우수한 학생으로 선발된 것이 뒤늦게 적발된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다. 일부 교육청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 반발하는 교육청이 진보성향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이다 보니 이 논란은 진보 대 보수로 나뉜 이념싸움으로 변질돼 해결의 실마리는 점점 꼬여만 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