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부국이 꿈꾸는 탄소제로 도시 가보니…

석유부국이 꿈꾸는 탄소제로 도시 가보니…

아부다비(UAE)=최석환 기자
2013.02.24 16:10

[르포]UAE 아부다비 정부 '마스다르 시티' 조성...투자유치 부진 타개책 강구

 지난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외곽. 도심에서 30분 정도 차를 타고 달려가니 국제공항 근처에 자리 잡은 탄소제로 도시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가 눈에 들어왔다.

↑마스다르 시티 내 들어선 대학원 전경 ⓒMasdar City
↑마스다르 시티 내 들어선 대학원 전경 ⓒMasdar City

 마스다르 시티는 아부다비 정부가 지난 2008년부터 여의도 면적의 4분의 3인 6.5km², 인구 5만명 규모로 야심차게 건설 중인 신도시다. 총 사업비용은 180억~190억 달러(약 20조원)'. 마스다르(Masdar)'는 '원천(the source)'을 뜻하는 아랍어다.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지식과 혁신, 인재개발의 원천이 되는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곳은 온실가스와 쓰레기, 자동차가 없는 3무(無)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태양광(열)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다. 도시 내 전력도 태양열과 풍력 발전 시스템을 이용해 충당하도록 설계돼있다. 2010년에 1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부지 내에 우선 설치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자동차 운행이 금지돼있다. 대신 캡슐형 무인자동차인 PRT(Personal Rapid Transit)가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된다. 한 대당 가격이 1억원인 PRT는 6명까지 탈 수 있으며,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충전해 움직인다. 탑승 후 목적지 인근 정류장을 입력하면 환승이나 정차 없이 승객을 데려다준다. 10대 정도가 시범적으로 운행되고 있으며, 속도는 최대 시속 60㎞까지 낼 수 있다. 움직일 때 소음이 큰 게 단점이다.

↑마스다르 시티 내에서 운행되는 'PRT' ⓒMasdar City
↑마스다르 시티 내에서 운행되는 'PRT' ⓒMasdar City

 마스다르 시티 관계자는 "석유매장량 규모가 세계 6위인 UAE가 석유고갈 이후를 대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라며 "완공 후 25년간 20억 달러 이상 석유를 절약하고 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 아부다비 경제성장에 매년 2% 이상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부다비 정부의 꿈은 미완으로 남아있다.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시작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민간부문 투자가 위축되면서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

 우선 1500개 기업 유치를 내걸었지만 최근까지 입주계약을 체결한 대기업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 독일 지멘스 정도에 불과하다. 전체 도시의 공정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건물도 마스다르 과학기술원(MIST)이 전부다. MIST는 아부다비 정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협력해서 세운 신재생에너지 분야 연구중심 대학원이다.

 현지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민간투자 유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비용절감 측면에서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재조정했다"며 "사용 에너지와 교통체계를 다양화하는 등 비용을 효과적으로 투입하기 위해 현실적인 관점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