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후 부천시와 부천소방서 긴급현장 점검서 '불법증축' 적발
철거과정서 외국인 작업자 다쳐 공사 중단…호텔측 공사 강행하다 '참사'로 이어져
정치권 비판도 가세…진보당 "부천시 행정공백으로 방치된 불법이 예고된 인재"

고려호텔 불법 시설물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망 사고(본보 4월1일자 보도)와 관련 경찰이 사고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행정과 소방당국이 호텔의 또 다른 불법증축 사실까지 적발했다. 철거 과정에서 이미 한 외국인 근로자가 부상을 입어 공사가 한 차례 중단됐음에도 호텔 측이 공사를 재개했다가 결국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에 사고가 난 시설물은 호텔 우측 외벽에 설치된 약 15m 높이 덤웨이터(화물용 리프트)다. 2층 식당과 3~4층 웨딩홀을 연결해 음식 운반에 사용됐다.
이에 대해 인접 건물인 K빌딩이 지상권 침해를 문제삼자 호텔 측은 지난달 10일부터 자진 철거공사에 들어갔고, 같은달 30일 오후 2시20분쯤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대표가 5m 높이 사다리에서 떨어져 숨졌다. 해당 구조물은 애초 허가 없이 설치된 불법 시설로 10여 년 넘게 사용됐음에도 단 한 차례도 행정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철거 공사에도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 호텔은 관할구청에 건축물 해체 신고도 하지 않고, 무자격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 사고 이전에도 산업재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철거 공사 초기 외국인 근로자가 다리 부상을 입어 노동당국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공사가 중단됐지만, 이후 호텔은 다른 업체와 계약해 철거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고려호텔 측은 "현재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추가 불법 행위도 드러났다. 부천시와 부천소방서는 지난 1~2일 긴급 현장조사를 벌여 다수의 불법 증축사실을 적발했다. 이 중에는 호텔 4층 연회장 발코니를 약 55㎡ 규모로 무단 확장해 수년간 사용한 내용도 들어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불법 건축물 단속이 민원이나 서류 확인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그동안 고려호텔의 불법 시설물을 파악하진 못했다"면서 "지난 1~2일 사이에 현장점검을 통해 설계도면과 다른 다수의 불법 증축을 확인했으며, 검토 후 행정처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진보당 부천시지역위원회는 "부천시 행정공백으로 방치된 불법 증축이 예고된 인재로 이어졌다"고 논평을 냈다.
이종문 부천시의원은 "도심 대형 호텔에서 위험 시설이 장기간 운영됐음에도 점검조차 없었다는 것은 안전 관리 체계 붕괴를 보여준다"며 전수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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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과 노동당국은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및 업무상 과실치사 적용 여부를 포함해 사고 경위 전반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