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8·28 전월세대책'을 내놓은 이후 전셋값은 잡히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던 집값만 오르면서 주택시장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
집값과 전세값의 동반 상승으로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기존 세입자들은 빠르게 전세난민으로 내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관망세로 돌아선 집주인과 버티기에 나선 세입자로 인해 매매·임대계약이 무산되는 일들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월세 수요를 인위적으로 매매수요로 돌리려 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1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9월 둘째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0.28%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11년 전세난의 막바지였던 10월 셋째주(0.25%) 이래로 98주만의 최고치다.
이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8·28 전월세대책'을 자평한 것과 거리가 먼 결과다.
오히려 서울에서 시작된 ‘미친 전셋값’은 외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번주 경기지역의 전셋값은 0.53% 상승률을 기록하며 2011년 9월 마지막 주 이후 101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황이 이렇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오른 전셋값을 부담하기 어려운 서울 세입자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이른바 ‘전세 엑소더스’ 현상마저 나타났다.
통계청의 ‘국내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7월 서울을 벗어나 인천·경기지역으로 이사한 순이동인구(전출차-전입자)는 9735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7월 누적 전출자는 6만3720명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전셋값 급등은 하락하던 매매가격도 돌아세웠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올라 2011년 3월 셋째주 이후 126주만에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전국적으로도 201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0.0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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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주택시장은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세입자는 오른 전셋값 부담으로 매수·전세 수요자에게 집 보여주기를 거부하고, 집주인은 집값이나 전셋값을 올려 받으려고 계약단계에서 해지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잠실동 S공인 대표는 "전셋값 폭등과 집값 반등으로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매도 타이밍을 재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고 버티는 세입자들 때문에 집도 안보고 거래하는 매수자까지 등장하는 기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