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사업 탈락 여파…대학가 "정부 오락가락 정책에 애꿎은 사정관만 피해"

교육부의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사업'(이하 공교육 정상화 사업)에서 탈락한 성균관대가 계약직 입학사정관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대부분 대학은 공교육 정상화 사업 지원금을 입학사정관의 인건비로 활용한다. 정부의 지원 중단으로 입학사정관 고용이 힘들어진 성균관대가 해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학가에서는 서류탈락한 대학을 중심으로 이 같은 사태가 확대되면 입학사정관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성균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학은 최근 20여명의 입학사정관에게 "교육부의 공교육 정상화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이에 따라 사업 지원금으로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었던 입학사정관과의 계약도 해지된다"고 통지했다.
이후 만기가 다가온 2년 계약직 입학사정관은 이달 들어 이미 퇴사했거나 절차를 밟고 있다. 무기계약직 등 나머지 입학사정관 역시 고용승계 여부를 두고 학교 측과 협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번 해고 사태의 원인으로 꼽힌 공교육 정상화 사업은 대입전형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전 정부의 입학사정관제 지원 사업과 그 기능이 유사하며, 실제로 대부분 대학들도 이 사업 지원금으로 입학사정관들의 급여를 지급해왔다.
올해 사업은 지난해보다 지원금 규모가 100억원 줄어든 500억원이 투입되는 대신 대학 평가 과정을 1·2차 단계별로 나눈 게 특징이다. 서류 심사에서 떨어진 대학은 면접을 볼 수 없도록 했다. 아직 지원대학 대상이 최종 발표되지 않았지만 서류 심사 탈락 학교에는 교육부가 서면으로 결과를 알린 상태다.
성균관대는 서류 심사에서 미달한 점수를 받아 면접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지원금 중단으로 인해 입학사정관 제도를 순수 교비로만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라 우선 입학사정관에게 일괄 사표를 받은 후 재계약을 맺는 등 다음 행보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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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입학사정관제의 위기로 해석했다. 입학사정관 제도가 정부 주도로 시작된 데다 상당히 많은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부가 갑자기 예산을 끊으면 입학사정관제의 맥이 끊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수도권 입학처 관계자는 "현재 서류 탈락 통보를 받은 다른 학교들도 성균관대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만약 성균관대를 비롯한 서류 탈락 대학들이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입학사정관을 뽑지 않고 이러한 움직임이 대학가에서 확산되면 또 다시 수능 위주의 천편일률적 선발 체제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에 공교육 정상화 사업 심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올해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균관대 역시 입학사정관이 심사관으로 참여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을 모두 내보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