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허탈
제주도, 다음달 3일까지 한라산·성산일출봉 등 폐쇄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어제 올 걸 헛걸음했네."
24일 오전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성판악 탐방로.
평소라면 꽉 찼을 주차장은 텅 비어있고, 매표소로 가는 길목에는 거대한 바리케이드 하나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이날부터 제주 연말연시 특별방역이 시작되며 한라산국립공원 탐방로가 다음달 3일까지 임시폐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는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한 관광객과 도민들의 발걸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서야 폐쇄 사실을 알게 된 관광객들은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몇 년 전에도 한라산을 찾았다가 오르지 못했던 적이 있다"며 "코로나 때문이라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아쉽긴 하다"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등산복으로 중무장한 단체 등산객들이 하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정류장에 내린 이들은 먼저 와 있던 관광객들에게서 소식을 전해듣고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새벽엔 한 어르신이 역정을 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이해하고 돌아가고 있다"며 "제주도 방침에 따라 폐쇄는 더 연장될 수 있어 미리 확인 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라산 탐방로 전면폐쇄는 한라산국립공원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기상악화로 일시적으로 통제되거나 낙석 등의 위험으로 부분 폐쇄된 경우는 있었으나 탐방로 전체가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가 이같은 초강수를 둔 이유는 제주지역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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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발적인 집단감염이 확산하며 이달에만 총 24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두자릿수 확진은 이날까지 벌써 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을 포함해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만장굴, 비자림, 한란전시관 등 공영관광지 6개소를 1월 3일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폐쇄 조치에 따라 당초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한라산탐방예약제 역시 4일로 미뤄졌다.
김대근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방문을 미리 계획하신 분들은 아쉬움이 있겠지만,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하는 상황인만큼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도는 24일 0시부터 새해 1월 3일 밤 12시까지 제9차 특별행정명령을 발동하고 5인 이상 사적모임을 전면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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