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생 '기초학력 검사' 공개되나 …교육청은 "경쟁 과열 우려"

서울 학생 '기초학력 검사' 공개되나 …교육청은 "경쟁 과열 우려"

유효송 기자, 오상헌 기자
2025.05.15 14:37

(종합)

2025년 3월 전국연합 학력평가가 실시된 3월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금천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2025년 3월 전국연합 학력평가가 실시된 3월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금천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조례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초학력 보장 관련 사무 성격에 대해 대법원이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무효로 해달라며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조례안이 조례제정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고 원고(서울시교육청)로 하여금 기초학력진단검사의 지역·학교별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이 사건 조례안 제7조 제1항이 상위법령에 위반되는지 않는다고 판단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기초학력 보장 지원 조례안'은 2023년 3월 10일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의결됐다. 시교육청은 법률 자문을 받고 같은해 4월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지만, 곧바로 시의회는 조례안을 재의결 했다. 이에 교육청은 조례안 재의에 대한 무효 확인을 대법원에 제소하고 동시에 조례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대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이날 최종 판단 전까지 해당 조례안의 효력은 정지된 상태였다.

해당 조례는 서울 초·중·고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별 학교는 진단검사 시행 현황을 운영위원회에 매년 보고하고,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수 있다. 또, 교육감이 그 결과를 공개한 학교에 포상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서울 학생들은 매년 기초학력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학교만 알고 학부모 등에는 공개되지 않는데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많아진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발의됐다. 실제로 교육부에 따르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고2 학생들의 1수준(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수학에서 각각 8.6%, 16.6%로 전년보다 0.6%포인트(p), 1.6%p 증가했다.

이날 재판부 판결에 대해 시의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기초학력 보장은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는 것이자 공교육의 가장 기본적 책무라는 의회의 판단을 인정해 준 대법원에 경의를 표한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이제라도 우리 아이들이 기초학력도 갖추지 못한 채 학교문을 나서는 일이 없도록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학교 서열화' 우려와 함께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이 교육감에게 위임된 사무로 시의회 조례 제정 범위 밖이고, 학교별 진단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특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대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과 효력 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법적으로 국가의 사무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는 지방의회가 조례로 규율할 수 없게 돼 있는데 대법원은 기초학력 공개와 관련한 사항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아울러 진단검사의 지역·학교별 결과 등의 공개를 통해 학교 교육에 대한 서울시 주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으로 교육기관정보공개법의 입법 취지와 충돌하지 않는다고도 봤다.

시교육청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날 입장문에서는 "대법원이 기각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판결로 인해 기초학력 진단 결과 공개로 인한 학교 및 지역 간 과열 경쟁과 서열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면서도 조례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되 일선 학교 현장의 혼란과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의회 및 교육공동체와 긴밀히 협력하며 기초학력 보장 정책이 학생 개별 맞춤형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에 충실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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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유효송 기자입니다.

오상헌 정치부장

모색은 부분적으로 전망이다. 모색이 일반적 전망과 다른 것은 그 속에 의지나 욕망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 고종석, 코드훔치기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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