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칭, 자재 대금 대납 요구…경기도 '사기 주의보' 발령

경기도청 공무원을 사칭해 5000만원이 넘는 거액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사건이 발생해 경기도가 '공직자 사칭 사기 주의보'를 발령했다. 사기범은 경기도 도정 슬로건까지 인쇄된 위조 명함을 사용해 업체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A건설업체는 자신을 경기도종자관리소 직원이라고 밝힌 B씨로부터 '농수로 개선 공사' 관련 전화를 받았다. B씨는 위조된 명함 사진을 메신저로 보내 A업체에 접근한 뒤 "공사에 앞서 다른 급한 사안이 생겼다"며 "다른 업체 자재를 대신 구매하고 대금을 송금해달라"고 요청했다.
A업체는 공공기관의 요청이라 믿고 총 5750만원을 B씨가 지정한 계좌로 송금했다. 그럼에도 B씨가 추가 대납을 요구하자 이를 수상히 여긴 A업체는 경기도종자관리소에 B씨의 재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기임을 인지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사칭범이 사용한 명함에는 경기도 도정 슬로건이 인쇄돼 있었으나, 기재된 주소와 연락처는 모두 허위였다. 명함에 적힌 이름 역시 실제 근무하지 않는 직원이었다.
도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이와 유사한 경기도종자관리소 직원 사칭 시도가 총 5건 발생했으며, A업체를 제외한 4곳은 피해를 입기 전 사기 사실을 인지하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최근 공직자를 사칭해 물품 대납이나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수법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건은 올해 들어 경기도청 사칭으로 확인된 세 번째 금전 피해 사례다.
도는 피해 접수 직후 A업체에 경찰 신고를 안내하고, 최근 5년간 경기도종자관리소와 계약한 업체 35곳을 전수조사해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했다.
서기천 도 총무과장은 "도청 공무원이 업체에 직접 연락해 특정 거래를 요청하거나 선입금을 요구하는 일은 절대 없다"면서 "공공기관 명의의 공문이나 명함을 받을 경우, 계약 전에 반드시 경기도청 누리집이나 경기도 콜센터를 통해 담당 부서와 직원이 맞는지 사실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