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체부 장관 "모든 수단 강구해 막을 것" 긴급 회견
오세훈 "사업 취지 왜곡, 도시공간 혁신·문화보존 양립가능"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의 종묘 앞 세운4구역 재정비 사업을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해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용어까지 섞어 무작정 서울시 사업이 종묘를 훼손할 것이라고 강변했다"고 반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오 시장은 이날 '사실 왜곡과 공격적 선동보다는 차분한 대화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문체부 장관과 국가유산청장이 서울시 세운 녹지축 조성 사업의 취지와 내용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입장을 발표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오 시장은 "거듭 밝히지만 서울시의 세운지역 재개발 사업이 종묘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과도한 우려"라며 "오히려 종묘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남산부터 종로까지 이어지는 녹지축 조성을 통해 종묘로 향하는 생태적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그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서울시는 이미 지난 20년간의 '율곡로 복원사업'을 통해 단절되었던 창경궁과 종묘를 녹지로 연결하여 역사복원사업을 완성한 바 있다"며 "문화재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양도성 복원, 흥인지문 일대 낙산 복원, 종묘 담장 순라길 복원, 경복궁 월대복원, 창덕궁 앞 주유소 철거 후 한옥건축물 축조 등을 완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운지구를 비롯한 종묘 일대는 서울의 중심임에도 오랫동안 낙후된 채 방치되어 말 그대로 폐허나 다름없는 상태"라며 "1960년대를 연상시키는 세운상가 일대 붕괴 직전의 판자 지붕 건물들을 한 번이라도 내려다본 분들은 이것이 수도 서울의 모습이 맞는지, 종묘라는 문화유산과 어울리는지 안타까워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종묘의 가치를 보존하고 더욱 높이면서,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때"라며 "녹지축 조성에 들어가는 예산을 세운 구역 일대 결합개발 방식을 통해 조달하면서도 종묘 중심의 대규모 녹지공원을 만들어 도심공간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런데도 문화체육을 책임지는 부처의 수장이 서울시에 아무런 문의도 의논도 없이 마치 시민단체 성명문 낭독하듯 지방정부의 사업을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모습에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서울시장과 문체부장관이 마주 앉아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면 얼마든지 도시공간 구조 혁신과 문화유산 존중이라는 충돌하는 가치를 양립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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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시민들의 고견을 모아 무엇이 역사적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미래의 문을 활짝 여는 방법인지 진지하고 성숙한 자세로 함께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 글과 별개로 이날 오후 세운상가 옥상정원을 찾아 세운4구역 관련 현장브리핑을 갖고 문체부와 유산청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 장관과 허민 유산청장은 앞서 이날 오후 1시 종묘 앞 정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묘에) 그늘이 안 생기면 괜찮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60~70년대식 마구잡이 난개발 행정"이라며 "문체부 장관으로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전날 문화유산 인근 건설공사를 규제하는 조항을 삭제한 서울시의 조례 개정안이 위법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으나 종묘 경관 훼손을 막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최 장관은 특히 서울시를 비판하면서 "권력을 가졌다며 마치 자기 안방처럼 마구 드나들며 어좌에 앉고 차담회 열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처참하게 능욕을 당한 지가 바로 엊그제"라며 "권한을 조금 가졌다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겠다는 서울시의 발상과 입장을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서울시의 세운4구역 재개발을 김건희씨의 문화유산 사유화 의혹에 빗댄 것이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달 세운4구역 건물 높이 기준을 종묘 쪽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 쪽은 71.9m에서 141.9m로 완화하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고시했다. 세운4구역은 종묘 보존 지역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인근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종묘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게 문체부와 유산청의 입장이다. 문체부와 유산청은 조례보다 상위인 법령 제·개정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서울시와 법적·정치적 대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