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대 합격 여건이 가장 크게 개선되는 지역은 '제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증원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고등학교 수가 적어 의대 입시생의 기회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육 인프라와 수능 최저 충족 부담 등을 고려하면 제주 등으로의 '지방 유학' 확산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2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종로학원은 지역의사제 신설에 따라 의대 합격 여건이 가장 개선되는 지역으로 제주를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지역의사제 정원 613명 가운데 35명을 제주에 배정할 계획인데, 지난해 기준 제주 지역 일반고는 22개교다. 여기에 기존 지역인재 선발 인원 21명을 더하면 제주 일반고 1곳당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인원은 평균 2.5명 수준이 된다.
정부는 2027~2031학년도 의사 인력 양성 규모를 확정하면서 2028~2031학년도 4년간 기존 의대 정원을 매년 613명씩 확대해 지역의사제로 선발하기로 했다. 다만 급격한 증원에 따른 대학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2027학년도에는 613명의 80%인 490명만 우선 증원할 방침이다.
강원 역시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다. 강원 지역 일반고는 85개교, 증원 예정 인원은 79명으로 학교당 평균 합격 가능한 인원은 2명꼴이다. 기존 지역인재 전형만 적용했을 때 학교당 평균 1.1명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합격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다른 권역의 일반고당 평균 합격 가능 인원은 △충청 2.1명 △호남 2명 △대구·경북 1.7명 △부산·울산·경남 1.5명 △경기·인천 0.3명으로 집계됐다.
입시업계에서는 제주와 강원의 경우 과거보다 의대 문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에는 제주에서도 전교 1등이어야 현실적으로 의대 도전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전교 2·3등 학생에게도 기회가 열렸다는 설명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제주는 학교당 지역인재 선발 인원이 1명 수준에 그쳤지만 지역의사제가 더해지면서 기회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며 "상위권 학생 일부가 다른 지역 의대나 공대 등으로 진학할 경우 전교 2·3등은 물론 상위권 학생에게도 의대 진학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 인프라 격차를 고려했을 때 실제 지방 유학 수요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울 주요 학군지에서 의대를 준비하는 최상위권 학생이 학습 환경을 포기하면서까지 타 지역으로 이동할 유인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교육 인프라가 좋지 않으면 수능 최저 기준을 맞추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지역의사제와 유사한 지역인재 전형도 일반전형보다 내신 합격선이 다소 낮은 편이지만 수능 최저 기준은 여전히 까다롭다. 한림대 등 상당수 지방 의대는 2026학년도 지역인재 전형에서 3개 과목 합산 4등급 이내의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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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지역인재 전형 도입 당시에도 지방 이전 문의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교육 여건을 유지하면서 지원 자격을 충족할 방법을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이번에는 의무복무 조건까지 더해져 위험 부담이 커진 만큼 많은 이동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졸업 후 최소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조건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이 제도로 의대에 지원하려면 해당 의대 소재지 또는 인접 지역의 중·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