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이전한 서울시교육청 신청사…'소통 광장'으로 문 열다

17년 만에 이전한 서울시교육청 신청사…'소통 광장'으로 문 열다

황예림 기자
2026.03.06 06:00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문을 연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로비에 자리한 나무. 시민들이 메모를 걸어놓았다./사진=황예림 기자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문을 연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로비에 자리한 나무. 시민들이 메모를 걸어놓았다./사진=황예림 기자

"시민과 교육이 만나는 마루가 되길."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문을 연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로비에 들어서자 시민들이 남긴 메모들이 눈에 띄었다. 통창으로 햇빛이 쏟아지는 로비 한가운데에는 작은 나무가 서 있고 시민들이 그 앞에서 교육청에 바라는 점을 적은 메모를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있었다. 백화점을 연상시키는 높은 천장과 사방으로 트인 공간은 공공청사라기보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머무는 '광장'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서울시교육청의 숙원 사업이었던 신청사 이전이 17년 만에 이뤄졌다. 새 청사는 '개방과 소통'을 핵심 콘셉트로 설계돼 시민과 학생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지정 좌석을 없애고 자율좌석제를 도입해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는 등 업무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용산구 후암동 신청사를 언론에 공개했다. 신청사는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로 연면적 3만9937㎡다. 건물 2층에는 528㎡ 규모의 어린이집이 들어섰다. 700명이 넘는 본청 직원들은 오는 13일부터 약 일주일에 걸쳐 순차적으로 신청사로 이전할 예정이다.

새 청사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형 구조다. 건물 중앙을 위층까지 비워 만든 '아트리움(atrium)' 구조를 적용해 로비에 들어서면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내부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아트리움 구조로 시민과 교육행정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광장형 청사'를 구현했다. 시민에게 공개되지 않는 4~6층은 정책 업무가 이뤄지는 행정 공간으로 사용된다.

공간 구성 역시 소통과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저층부에는 학생과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민원실과 휴게 공간, 교육정책 홍보·전시 공간을 배치했다. 중·상층부에는 본청 실·국 사무공간과 회의·협업 공간을 집중 배치했다. 특히 회의 공간은 공용 회의실을 포함해 총 45개로, 이전 청사보다 크게 늘렸다.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로비/사진=황예림 기자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로비/사진=황예림 기자

직원들의 업무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신청사에는 서울시교육청 최초로 자율좌석제가 도입됐다. 기존 청사에서는 부서별 공간이 구분되고 직원마다 지정 좌석이 있었지만 새 청사에서는 실·국 단위로만 구역을 나누고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앴다.

직원들은 별도의 지정 좌석 없이 자유롭게 자리를 선택해 업무를 보게 된다. 팀장 이하 좌석은 총 787석이며 과장 이상 간부는 별도 공간을 사용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직원들이 5회 이상 연속으로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없도록 해 자율 좌석이 고정 좌석화되는 상황을 방지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같은 실·국 안에 있는 과들은 함께 협업해야 할 일이 많은데 자율좌석제를 통해 실·국 직원들이 섞여 일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전보다 부서 간 협력이 훨씬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청사에는 '스마트오피스' 개념도 도입됐다. 자율좌석 환경에 맞춰 좌석과 회의실을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시범사업으로 운영하던 VDI(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시스템을 전 직무 공간으로 확대했다. 또 청사 내 어디서든 문서를 출력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 통합 출력관리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번 이전은 서울시교육청의 오랜 과제였다. 교육청은 2009년부터 이전 계획을 세우고 2016년 건립기금 조례 제정과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을 거쳐 추진했지만 각종 행정 절차로 일정이 지연됐다. 2022년 1월 공사가 시작된 뒤에도 공사 과정에서 5만9271t 규모의 불소 오염토가 발견되면서 준공이 한 차례 더 늦어졌다.

청사 이전이 추진된 배경에는 노후화와 공간 부족 문제가 있었다. 기존 청사는 1981년 준공돼 45년 가까이 사용됐다. 건립 당시 약 350명이 근무했지만 지난해 기준 본청 근무자는 700명을 훌쩍 넘으면서 업무 공간과 주차 공간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 됐다. 새 청사로 이전하면서 주차 공간은 기존 120대에서 255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신청사 건립에는 총 176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당초 공사를 계획할 당시 예상 사업비는 1300억원 수준이었지만 공사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청사 건립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을 제기했으나 총 사업비 가운데 교부금은 330억원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교육청 기금으로 충당됐다. 기금은 토지 매각대금 등을 활용해 마련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신청사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라 서울교육 행정 체계를 미래형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70년 서울교육의 역사가 신청사를 계기로 정책은 더 빠르게, 지원은 더 촘촘하게, 소통은 더 가까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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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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