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를 데이터로"…글로벌 바이오 계측시장 도전장 낸 엘티아이에스

"세포를 데이터로"…글로벌 바이오 계측시장 도전장 낸 엘티아이에스

경기=이민호 기자
2026.06.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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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추진 '경기도 기술개발사업' 선정 기업

김준휘 ㈜엘티아이에스(LTIS) 대표./사진제공=엘티아이에스
김준휘 ㈜엘티아이에스(LTIS) 대표./사진제공=엘티아이에스

"반도체 산업에는 세계적인 계측 장비 기업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왜 바이오 산업에는 그런 독보적인 계측 기업이 없을까요?"

초정밀 유체영상현미경(FIM) 하드웨어 및 인공지능(AI) 기반 세포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김준휘 ㈜엘티아이에스(LTIS) 대표는 2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약 및 치료제 개발 기술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는데, 정작 생산 품질을 검증하는 '눈'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바이오 계측 시장 한계를 지적했다.

바이오의약품과 세포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핵심 계측장비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국내 정밀계측 대표 기업인 파크시스템스를 거쳐 싱가포르 난양공대(NTU)에서 재료공학 박사를 마친 김 대표는 이 간극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했다. 18년 넘게 현미경과 광학장비를 연구한 그가 2019년 엘티아이에스를 창업한 이유다.

김 대표는 "세포와 입자를 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생산공정과 품질관리 시스템에 연결하는' 바이오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바이오 제조 패러다임 변화, '품질 데이터'가 곧 경쟁력

최근 바이오 산업 패러다임은 연구 중심에서 제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ADC(항체약물접합체)나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복잡한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 품질관리(QC)와 수율 확보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는 추세다.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특성상, 단백질 응집체나 미세 이물질을 얼마나 정확하게 잡아내느냐가 공정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산 자동화와 자율실험실(Autonomous Lab) 도입이 확산되면서 정밀한 측정 데이터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AI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결국 입력되는 데이터의 신뢰도가 담보돼야 한다. 김 대표는 "과거 바이오산업은 '좋은 약을 만드는 기술'이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정밀하게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가'하는 데이터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장비 한계 넘은 초정밀 유체영상 기술…분석 시간 '절반'으로 단축

기존 바이오 측정 시장의 가장 큰 병목은 '고농도 시료 분석'이었다. 기존 장비들은 세포나 입자가 겹쳐 보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일일이 시료를 희석해야만 했다. 분석 시간과 비용을 늘릴 뿐 아니라,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데이터 오차가 발생하는 원인이 됐다.

엘티아이에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정밀 유체영상현미경(FIM·Flow Imaging Microscopy)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정지된 시료를 보는 기존 방식과 달리, 액체 속을 흐르는 세포와 입자를 초고속으로 촬영해 수많은 영상 데이터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우리 장비는 시료를 희석하지 않고 원래 상태 그대로 직접 분석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원형을 보존할 수 있다"며 "기존 장비가 시료의 극히 일부만 샘플링해 관찰했다면, 우리는 시료 대부분을 스캔해 통계적 신뢰도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속도도 향상됐다. 기존 글로벌 장비로 시료 100개를 분석하는 데 4시간이 걸렸다면, 엘티아이에스의 기술로는 이를 2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검사 시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임으로써, 연구기관과 바이오 기업들의 분석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드 투자부터 해외 수출까지…글로벌 시장 공략 첫발

이 같은 기술력은 시장과 투자업계의 주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엘티아이에스는 2024년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며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관 협업도 순항 중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입자 밀도 및 세포 생존도 측정 표준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첫 성과도 가시화됐다. 2024년 4분기에는 싱가포르 난양공대(NTU)에 첫 해외 장비 납품을 완료하고 글로벌 독점 시장 공략의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 엘티아이에스는 '풀카운트'(FullCount) 솔루션을 중심으로 입자 분석 장비, 자동 이물질 검사 장비, 전자동 세포계수기 등의 라인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외산 장비를 국산화하는 기업이 되고 싶지 않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바이오 장비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언젠가 세계 바이오 기업들이 품질 데이터를 이야기할 때 엘티아이에스를 떠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산업의 품질 리스크를 데이터로 바꾸는 글로벌 계측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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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이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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