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권과 부산에서도 관련 학교 설립·전환 예정

#내신 성적으로 전교 상위 10% 안에 드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40대 김모씨는 최근 마이스터고(산업수요맞춤형고등학교) 입시설명회를 찾았다. 인서울 중하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반도체 분야에 특화된 마이스터고에 입학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고졸 특채' 전형에 도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서다. 내년부터 서울과 경기권에도 반도체 관련 학교가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어서 선택지도 넓어진다.
반도체 산업 초호황으로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반도체 마이스터고 입학을 희망하는 중학생이 늘고 있다. 상위권 반도체 마이스터고는 지난해에만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 19명을 취업시키며 성과를 냈다.
22일 충청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26학년도 충북반도체고 신입생 모집 경쟁률은 2.26대 1로 집계됐다. 전년도 1.51대 1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충북반도체고의 내신 커트라인은 400점 만점 기준 360점으로, 상위권 학생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반도체고는 전국 반도체 마이스터고 가운데서도 삼성 계열사 취업 실적이 두드러지는 학교다. 지난해 3학년 가운데 삼성전자 DS부문 취업자는 19명이었다.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취업자도 각각 3명, 1명 나왔다.
충북반도체고의 인기는 2027학년도 입시에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열린 1학기 1차 입시설명회에도 학생과 학부모 방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설명회 신청 인원과 입학 문의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경북 경주의 한국반도체마이스터고도 SK하이닉스와 협약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학교는 올해 2월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산학·인적 교류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경주공업고였던 한국반도체마이스터고는 올해부터 반도체 특화 마이스터고로 전환했다. 120석 규모로 열린 지난달 30일 열린 입시설명회는 좌석이 모두 찰 정도로 지원자가 몰렸다.
이처럼 반도체고 진학 수요가 늘면서 서울·경기권과 부산에서도 관련 학교 설립·전환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기존 휘경공업고등학교가 서울 최초 반도체 분야 마이스터고인 '서울반도체고'로 전환돼 내년 3월부터 본격 운영된다. 경기도에서는 용인반도체고가 내년 3월 특성화고로 먼저 개교한 뒤, 2028년 3월 마이스터고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부산전자공업고등학교도 이르면 내년 3월 반도체 마이스터고로 전환해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최근 SK하이닉스가 학력 제한을 폐지하기로 밝힌 만큼 반도체 마이스터고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SK하이닉스는 채용 과정에서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하고 직무 역량 중심 채용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원 자격에서 학력 기준을 없애고 직무 수행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로 지원 가능 직무가 제한적이었던 전문대나 고졸 출신 직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요즘 반도체와 연계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인기는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보다 훨씬 높다"며 "SK하이닉스가 학벌에 상관없는 채용 기조를 발표한 만큼 2027학년도에는 경쟁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