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19년?...한국서 가장 오래된 화약 무기에 새겨진 28자

세종 19년?...한국서 가장 오래된 화약 무기에 새겨진 28자

나주(전남광주)=나요안 기자
2026.09.2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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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연대 총통보다 최소 118년 앞서…제작연대, 화기명, 무게, 감독자, 장인 명문 확인

나주 금성산서 출토된 황자화통 모병(冒柄)에 새겨진 명문.(27자)/사진제공=나주시
나주 금성산서 출토된 황자화통 모병(冒柄)에 새겨진 명문.(27자)/사진제공=나주시

전남광주 나주시 금성산에서 우리나라 화약무기의 초기 역사를 새롭게 조명할 국내 현존 최고(最古)의 화약무기 '황자화통'(黃字火筒)이 발견됐다. 제작 시기와 화기명, 무게, 감독자, 장인까지 확인할 수 있는 명문과 명확한 출토지를 갖춰 한국 화기 발달사는 물론 금성산의 군사적·역사적 가치를 밝힐 중요한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나주시는 금성산에서 발견된 소형 화약무기 '황자화통'에 대한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의 조사·분석 결과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됐다고 22일 밝혔다.

황자화통은 2023년 11월 나주시 경현동 금성산성 주변에서 발견됐다. 이후 오염물 제거를 비롯해 컴퓨터단층촬영(CT), 엑스레이(X-ray), 주사전자현미경(SEM-EDS), 금속현미경, 납동위원소 분석 등 다양한 과학적 조사가 이뤄졌다.

유물에는 제작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가 글자로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를 더한다. 모병 부분에는 6행 27자의 명문이 음각돼 있으며 '정사년 12월에 황자화통을 만들었고 무게는 1근 14량이며 제작 감독자는 녹사 안휴보, 장인은 석'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총부리에 별도로 새겨진 '팔'(八)자까지 포함하면 유물에서 확인되는 글자는 모두 28자다.

하나의 화약무기에서 제작 시기와 화기명, 무게는 물론 제작을 감독한 사람의 관직과 이름, 실제 제작에 참여한 장인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유물로 평가된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제작연대다. 명문에 새겨진 '정사'(丁巳)는 현재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또는 조선 세종 19년인 1437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어느 연대로 확정되더라도 현재 보물로 지정된 총통류보다 최소 118년 이상 앞선 유물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화약무기와 금속주조 기술의 역사를 새롭게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화약무기류 가운데 제작연대가 확인되는 가장 이른 유물은 1555년 제작된 천자총통(天字銃筒)이다. 이보다 118년 앞서며 1377년 제작으로 확인되면 우리나라 화약무기 실물 자료의 역사를 100년 이상 더 앞당기는 중요한 유물이 된다.

출토지가 명확하다는 점도 황자화통의 가치를 높인다. 금성산은 영산강 유역을 조망하는 군사적 요충지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고려 현종이 거란의 침입을 피해 머물렀고, 1270년 삼별초의 나주 공격 당시에는 금성산성을 중심으로 치열한 항전이 펼쳐진 역사적 공간이다.

한편 황자화통은 오는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국민에게 선보이고, 오는 12월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도 출품해 우리나라 화약무기 발전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유물로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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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요안 기자

전남광주 제주 지역 본부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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