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말말말' 연일 '구설수' 악재

이명박 '말말말' 연일 '구설수' 악재

오상헌 기자
2007.05.17 16:04

'충청' 발언 이어 교수노조·낙태 파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또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교수노조 비하'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더니 이번엔 '장애인 낙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 1월 '충청 표' 발언과 2월의 '빈둥빈둥'에 이어 이 전 시장의 '말(주장)'이 '말(비판)'을 낳는 일이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노조, 낙태 발언의 경우 이 전 시장 스스로의 표현대로 모두 '보수주의자'로서의 인식의 일단을 드러낸 말들이다. 하지만 교수 집단과 장애인 단체 등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최근 여러 강연에서 '교수노조'의 법적 허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지난 7일 서울파이낸스포럼 초청 조찬 강연에서는 교수노조 허용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노조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 전 시장은 강연에서 "대학을 졸업한 젊은 사람들도 우리는 '블루칼라'가 아니라는 프라이드(자부심)를 갖고 일하는데 대학교수라는 사람들이 노조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교수들이) 특권층으로서의 프라이드도 없는 집단으로 스스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서울시 오케스트라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었는데 아마 현악기 줄이 금속이라서 그랬나 보다"며 노조 자체를 폄하하는 듯한 말도 쏟아냈다.

사단을 낳자 이 전 시장측은 "투쟁 일변도의 노조활동을 변화시켜 생산적인 방향으로 노조를 탈바꿈해야 한다는 의미다. 노조를 비하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낙태'에 대한 원칙적 반대 입장을 밝히다 나온 '불구' 발언은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 약자인 '장애인'들을 비하하는 말로 받아들여진 탓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는 (낙태에) 반대인데,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며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장애인을 '불구'라고 표현한 데 대해 격분한 장애인단체들은 급기야 16일 여의도에 소재한 이 전 시장 캠프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장애인의 생명을 경시하는 세계관과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생명 윤리의 문제로 사건을 확대시킬 조짐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월에도 "충청도표가 가는 곳이 (대선에서) 이긴다고 하는데, 되는 곳에 충청도표가 따라가서 이기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충청도민'의 '기회주의적 처신'을 비판한 말로 해석돼 '충청 폄하' 발언의 여지가 있어서다.

같은 달 "아이를 낳아 키워본 사람만이 보육을 책임질 수 있고, 고3생을 네 명은 키워 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한 발언도 여성계 등의 반발을 불렀다.

당시 손학규 전 지사측은 "그러면 군대 안 갔다 온 이 전 시장님은 국군통수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밖에도 지난 2월 한 강연에서 "요즘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면 70~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인데,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말한 것은 '민주화 세력'으로부터 '빈곤한 역사의식'이라는 성토를 들어야 했다.

이 전 시장의 발언이 자꾸 문제가 되자 캠프 내부에서도 적잖이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주저없이 표현하는 이 전 시장의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마땅한 대응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캠프 참모들이나 공보 담당 보좌진들이 이 전 시장의 강연 내용을 꼼꼼히 수첩에 옮겨적는 모습도 늘었다. '돌발사태'에 대비해 이 전 시장의 '워딩'을 빠지지 않고 적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캠프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은 딱딱한 강연보다는 농담을 섞어 청중들에게 소구하는 스타일이다"며 "상대방이 설득될 때까지 달변을 쏟아내는 편이어서 말실수가 가끔 나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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