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캠프, '공세' 돌변 vs 朴캠프, '자숙' 돌입
이명박 후보 캠프 '비온 뒤 갬' vs 박근혜 캠프 '맑은 후 잔뜩 흐림'.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 캠프의 분위기가 급속히 반전됐다. 검증 공방 속 지지율 격차를 줄여 한껏 고무됐던 박 후보측은 '곤혹'스런 모습으로 바뀌었다. 반면 당 안팎의 검증 공세에 '수세'로 일관하며 해명에 급급했던 이 후보 캠프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태스크포스(TF)팀을 통한 이 후보 관련 자료 조사 ,박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의 이 후보 친인척 주민등록 초본 유출 사건 연루 등 '검증 공방'이 새 국면을 맞으면서 생긴 변화다.
이 후보측은 '정치공작'의 꼬리가 잡혔다며 범여권과 박 후보측에 대한 '맹공' 모드로 돌변했고 박 후보 캠프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 '자숙' 모드에 돌입했다.
◇'공격 앞으로' 李측, "공작, 꼬리잡았다"= 이 후보 캠프는 모처럼 맑게 갠 모습이다. 국정원이 중간 수사 결과, TF팀을 구성해 이 후보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이 기화가 됐다.
이 후보 본인의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 차명재산 의혹, 친인척 부동산 의혹 등 잇따라 발생한 '사단'에 대응하던 움추린 자세와는 달리 '공세적'으로 변모했다.
'물증'없이 '심증'만 담겼던 '정치공작'이란 말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정치공작의 꼬리가 잡혔다(장광근 대변인)", "우리의 주장이 사실이었음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진수희)"며 잔뜩 고무된 표정이다.
더욱이 박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인 홍윤식 전문가네트워크위원장이 초본 유출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나자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이 후보측은 16일 "홍씨는 박 후보에게 스스럼없이 직언하고 말이 통하는 몇 안 되는 참모였다", "박 후보와 독대 직통 보고라인도 있다고 한다"며 박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홍씨의 위치와 역할을 볼 때 박 후보의 인지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이번 사건을 박 캠프 전체의 기획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측은 아울러 초본을 근거로 이 후보의 '위장전입'을 첫 거론했던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과 박 후보측의 연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부운하 보고서 유출건에 이어 여권과 야당이 함께 한 '제2의 야합'(캠프 관계자)"이란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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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난감' 朴측, "지금은 할말없다"= 박 후보 캠프는 잇단 악재에 적잖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경부운하 보고서에 이어 초본 유출 사건에도 캠프 관계자 개입 의혹이 불거져 캠프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16일에는 기자회견은 물론 단 한차례의 공식 논평도 없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뒤숭숭하다. 할 말이 없다(캠프 핵심 관계자)"는 게 이날 나온 공식 반응의 전부다. 하루에 수 건의 이 후보측 공격 자료를 양산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날에는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이 "캠프가 추구해 온 '정도정치'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일이었다"며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사과 발언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박 후보측은 초본 유출 논란의 본질은 '유출' 자체가 아닌 이 후보의 '위장전입'이라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일부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곁가지에 불과한 '유출 논란'에 매여 이 후보의 '도덕적 흠결'이 가려지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박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캠프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고, 관계자가 관여한 데 대해 일부 잘못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경부운하 보고서 유출 파문처럼 (대운하의 타당성이나 '위장전입'이란) 이번 초본 유출 건에도 본질은 보이지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