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역발상을 즐기는 '젊은 글로벌 정치인'

김태호, 역발상을 즐기는 '젊은 글로벌 정치인'

변휘 기자
2010.08.11 07:37

[김태호 스토리 下]역발상·스킨십·글로벌으로 새로운 정치세계 펼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때로 엉뚱하면서도 마음을 파고드는 '파격'과 '역발상'을 즐긴다. 그의 '역발상'은 생활 속에서 빛을 발한다. 경남지사 시절 경직된 공직사회 개선에 골몰했고 급기야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경남도를 망하게 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경남도 패망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직원들 스스로 역발상을 통해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주문한 것이다.

8·8 개각을 통해 파격적으로 등장한 김 후보자에게 '40대 총리'라는 젊음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김 후보자를 두고 "깜짝인사", "예측할 수 없고 검증되지 않은 리더십"이라며 언급한 것도 '젊은 총리의 불안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측근들은 이같은 시각을 '기우'라고 잘라 말한다. 경상남도 도의원과 거창군수, 재선 경남도지사를 거치며 쌓은 '검증된 행정역량'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

김 후보자는 경남도지사 시절 지역 발전에 대해 장기 과제 설정, 국제 안목의 밑그름 제시 등으로 긍정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경남도지사에 취임한 뒤 집무실의 대한민국 지도를 거꾸로 걸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경남도를 유라시아 대륙의 끝자락이 아니라 태평양의 관문으로 뒤집어 설정한 역발상이다.

김 후보자의 이같은 '패기'는 부산과 경남, 전남을 잇는 남해안권을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거점으로 육성하자는 '남해안시대 프로젝트' 사업으로 나아간다. 초창기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결국 그는 3개 시·도의 공동선언을 이끌어냈고 결국 국회는 2007년 11월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상향식으로 입법을 주도한 최초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교류사업에 대해서도 강한 애착을 보였다. 2005년 식량증산과 기술교류로 시작해 벼농사, 농기계 지원, 통일딸기 파종, 육묘종자 공동 연구 등의 남북 교류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했다. 2007년 4월에는 100명 규모의 경남도민 대표단과 떠난 방북 길에서 김해 공항과 평양 순안공항을 잇는 직항로를 이용해 화제가 됐다.

대중 친화력과 현장 행보를 통한 복지 정책에도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찾아가는 산부인과'는 현장의 애로를 청취한 후 김 후보자가 제안한 대표적인 아이디어다. 농·어촌 지역이 많은 경남은 신생아 출산이 크게 줄어 도내 10개 군에 산부인과가 없거나, 있더라도 분만시설이 없어 임신부들이 대도시로 외래 진료를 받느라 고생하고 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이동진료팀을 꾸려 의료 낙후지역을 돌도록 했다.

그는 경남도의 먹거리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인들과 밀접한 스킨십을 유지했다. 지난 2008년 경남도지사 때 '경남 수출 500억 달러 달성 축하연'에 참석해 인사말 도중 갑자기 기업인 한 사람을 업고 단상을 돌았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자는 "'말로만 감사하고 고생했다'고 끝내기에는 너무 미안했다"며 "모든 수출 역군들을 업어드리고 싶지만 대표적으로 한 분만 모셔 업어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김 후보자의 정책들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치성 이벤트'에 치중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는데 도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람사르 총회 유치를 위해 멸종 위기종인 따오기 한 쌍을 중국에서 전세기편으로 들여오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2006년 "불법에 무릎 꿇을 수 없다"며 경남도내 전국공무원노조 사무실을 일괄 폐쇄한 것도 '소통·통합'을 책임져야 할 총리직에 어울리지 않는 태도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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