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영 특임장관이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주 장관은 지난해 9월 새롭게 출범한 특임장관실의 첫 번째 수장을 맡았다.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정무장관'이 폐지된 이후 11년 만의 '무임소 장관' 부활을 두고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1년여의 시간이 지난 현재 주 장관은 "창설 이후 짧은 기간 동안 조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자평했다. 조직의 체계를 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11년 동안 존재가 없었던 조직이었던 탓에 과거 정무장관 시절의 관련 기록이나 서류조차 없었다. '롤모델'도 없고 당시 근무했던 인원도 없어졌다. 백지에 그림을 그리듯 모든 일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는 것이 특임장관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과거 정무장관의 역할이 여·야 및 당·정·청간 이견 조정과 막후조율 역할을 했던 것에 비해 새롭게 출범한 특임장관실이 이같은 기능이 미흡했다는 인색한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정치 환경변화로 인해 여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여·야간 직접적인 의견 조율이 활발해졌고 지난 1년간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살리기' 외에는 굵직한 현안이 없었다는 점은 주 장관 특유의 친화력과 여야를 막론한 폭넓은 인맥을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다.
아울러 특임장관의 '동선'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활동을 외부에 공기하기 어렵고 주무부처가 있는 현안에 대한 관심이 노출될 경우 '월권'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특임장관실의 어려움이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리 없는' 행보가 오히려 특임장관다운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와중에도 주 장관은 정운찬 전 총리와 함께 용산 사건 해결을 마무리하는 등 분주한 현장행보로 정권과 각계각층의 소통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취임 이전에 17.7%에 불과했던 정부 입법 통과율을 69.6%로 4배 이상 높인 점도 성과로 남는다.
최근 '소리 없는' 특임장관실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일이 생겼다. 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에도 등장했다. 8·8 개각에서 이명박 정부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두 번째 특임장관으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국민의 관심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주 장관이 1년 동안 공들였던 특임장관실이 앞으로 어떤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