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북 수해지원의 숨겨진 의미

[기자수첩]대북 수해지원의 숨겨진 의미

변휘 기자
2010.08.31 16:53

한·미 대 북·중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7일 만나 북·중의 끈끈한 결속을 과시하자 미국은 31일 대북 추가제재를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다.

26~30일 이어진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은 △3남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 강화 △중국 동북3성과 북한 나진·선봉 개발의 연계를 통한 경제재건 대책 마련 △6자회담 재개 및 한·미 군사협력 대응 논의 등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그러나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북 추가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의 제재조치는 김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과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며 북한 정권을 정조준 했다.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해 온 북한으로서 강력한 반발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치·군사·경제 전반에서의 긴밀한 협력 기조를 확고히 한 북·중이 미국의 대북제재와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강력 대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반도 주변에서의 무력시위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에서 천안함 사건 의장성명을 발표한 뒤 조선반도 형세에 새로운 동향이 나타났다"는 후 주석의 정세 판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강화된 한·미 군사동맹에 대해 북·중이 함께 대처할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6자회담 재개' 논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는 '신냉전' 구도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북·중 동맹의 강화는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압박에 직면한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중국 의존이 심화될 수록 한반도의 '주도권'은 남과 북이 아닌 미·중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른바 'G2'로서 세계 패권을 두고 대립하는 미·중의 역학관계에 따라 남북한 정세가 좌우되는 것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시기에 정부가 북한에 100억 원 상당의 수해지원 의사를 전달한 것은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정부는 26일 북한에 수해지원 의사를 전달했지만 반응이 없자 지원 규모 등을 명시해 재차 제의했다. 남북 긴장 완화의 가능성, 남북 경협의 효용성을 북한에 주지시켜 중국 이외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의미 있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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