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파행…국회의원 국감 자세 도마

걸핏하면 파행…국회의원 국감 자세 도마

양영권 기자
2010.10.18 16:41

# 지난 15일 충주시 충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충북도에 대한 국정감사. 오전 10시에 시작한 감사는 수도권 전철연장과 4대강 사업 등을 놓고 의원들의 질의와 이시종 지사의 답변이 오간 끝에 오후 1시에 종료됐다. 기관장의 업무보고를 제외하면 감사는 사실상 2시간여밖에 진행되지 않은 셈. 자정을 넘겨서까지 진행하는 다른 국감에 비하면 이날 국감은 이례적으로 짧았다.

이 지사가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다른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에 대한 국감과 달리 야당 의원들의 질의는 무딜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딱히 언론의 주목을 받을만한 이슈가 없어 여당 의원들도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같은 날 제주도청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제주도에 대한 국감 역시 이른 시각인 오후 5시에 종료됐다.

국정감사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국회의원들이 감사에 임하는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의원들끼리 공방으로 국감이 공전되는가 하면 단체장의 정치적 배경에 따라 질문 태도가 달라지는 등 국감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가 눈에 띈다.

지난 13일 국토해양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감은 여야 의원들의 정치적 입장 차이로 파행을 겪은 대표적인 사례. 이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공약사업에 대한 문제점 부각에 집중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김 지사를 엄호하기에 바빴다는 지적이다.

결국 국감 막바지에 보충질의 시간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의 발언을 무시하고 한나라당 소속인 송광호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감사 종료를 선언해 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갔다.

파행은 이튿날 철도공사에 대한 국감에서까지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송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해 오전 내내 국감이 중단됐다 재개되고 다시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7일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한나라당 간사인 김동성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다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최고위원이 "러시아 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우리 정부의 조사결과와 달라서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의 대립으로 국감이 공전된 경우도 다반사다. 6일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이우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의 입장이 갈려 이날 예정된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국감은 뒷전으로 밀렸다. 12일 기획재정위원회의 조달청, 통계청에 대한 국감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증인 채택을 놓고 의견이 불일치해 감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국회의원들의 불성실하고 정략적인 태도에 대해 시민들의 시각도 곱지 않다. 홍금애 국정감사NGO모니터단 집행위원장은 "1년에 한번 열리는 국정감사인데 질문거리가 없어 국감을 일찍 끝내는 것부터 말이 안된다"며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들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지적하고 있는데 의원들이 공부를 잘 해 와 제대로 질문하면 피감기관들도 큰소리를 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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