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설화에 당내 갈등까지…흔들리는 여당 리더십

'자연산' 설화에 당내 갈등까지…흔들리는 여당 리더십

도병욱 기자, 박성민
2010.12.23 15:49

한나라당이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계속되는 설화(舌禍)로 지도력에 큰 상처를 입었다. 여기에 정부 대북정책을 두고 당내 중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공방을 벌여 불협화음을 드러냈다.

안 대표는 지난 22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요즘 룸(살롱)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라고 말해 성희롱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이 발언으로 민주당 등 야당은 안 대표를 향해 "즉각 사퇴하라"고 공격했고, 일부 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깎아줘서) 고맙다"고 조롱했다.

여당 내에서도 안 대표의 연이은 설화에 대해 난감한 표정이다. '보온병' 발언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지 1달 만에 다시 불거진 설화라 더욱 내상이 크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답답할 따름"이라며 "안 대표 때문에 다음 선거는 더욱 갑갑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안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당내에서도 불만이 꽤 많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운천, 박성효 최고위원이 처음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축하한다. 오늘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이후 회의는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안 대표가 당내 분위기를 확실히 휘어잡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내 중진들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두고 충돌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을 향해 "당파적인 접근이나 인기몰이식 발언으로 당을 분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강행처리하지 않겠다", "일정 부분 햇볕정책의 성과를 인정해야 한다"는 남 위원장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홍 최고위원은 "지난 10년은 위장 평화시대였다. 그동안 (남측이) 퍼준 물자를 가지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는데, 햇볕정책을 두고 옳은 정책이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놀라운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또 "한-유럽연합(EU) FTA를 반대하지 않으면서 한-미 FTA만 반대하는 것은 종북주의적인 접근"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 상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위원장으로서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남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홍 최고위원의 발언은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이러한 이념적 사고가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이는 김정일 부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국민 대다수는 햇볕정책에 부분적 실패가 있지만 일정 부분에서는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 한다"며 "햇볕정책이 남북화합의 큰 틀을 잡았다는 점은 평가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회의에서 바로 얘기하지 않고 내가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말한 것도 당당하지 못했다"며 "홍 최고위원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토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홍 최고위원과 남 위원장만의 일이 아니다. 정몽준 전 대표와 정두언 최고위원, 홍사덕 의원 등은 남 위원장처럼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나경원 최고위원과 이윤성, 이경재 의원 등은 이를 반대하는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 중진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격론을 벌였던 22일 회의에서 안 대표가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했다"며 "여러모로 당내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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