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막말'의 사전적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의도적으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유통되는 막말 사정권의 최정점에 있다. 독설정치의 대상으로 최고통수권자만큼 매력적인 대상은 없다. 일명 '때리면서 큰다' 논리다. 최고 권력자와 정면으로 맞서면서 몸집을 불린 예는 정치권에 허다하다.
존재감이 미미한 정치인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판해 일시적인 주목을 받기도 한다. '독설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지만 인지도 높이기에는 그만이다. 중량감 있는 정치인도 독설정치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정치적인 위상이 답보 상태일 때 '막말 한 방'으로 체급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버리겠다"고 했다. 이상배 한나라당 의원은 2003년 일본을 순방하던 노무현 대통령에게 "등신외교"라며 비수를 꽂았다.
야권 장외집회에서 대통령을 쥐에 비유하는 것은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때로는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떼고 '이명박' '명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MB 때리기'에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가세했다. 지난 26일 장외집회에서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천 최고위원의 당시 발언은 애매한 주어로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친(親)서민 다 죽이는 이명박 정권, 말이라도 잘하지…헛소리 개그하면 여러분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응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끌어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천 최고위원이 '죽여 버리자'고 한 대상이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했고,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패륜아'라며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천 최고위원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됐다.
처음부터 대통령을 겨냥하고 한 말이든 이명박 정부 자체를 비판한 발언이든 막말비판은 피할 수 없다.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국회에서 예산안 혈전이 벌어진 지 한 달도 안 됐다. 때리면서 크든 크면서 때리든 정치권의 막말 공방은 정치혐오증에 기름을 끼얹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