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중경號 지경부가 일하게 하라

[기자수첩] 최중경號 지경부가 일하게 하라

양영권 기자
2011.01.11 09:34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2년3개월만에 최고치.' '최대 전력수요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실물경제를 담당한 지식경제부가 당장 대책을 내놔야 할 현안들이다. 이뿐 아니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정책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으로 선회함에 따라 수출 전망도 재검토해야 한다. 중소기업 상생과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일에 매진해야 할 지경부 공무원들은 사실상 반년 째 손을 놓고 있다. 이재훈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뒤 차기 장관 임명이 늦춰져 벌어진 현상이다. 한 간부는 "새 장관이 와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일을 하려고 해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가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을 새 장관으로 내정하자 지경부는 금융과 경제정책에 밝고 '수출 마인드'가 갖춰진 인물이라며 환영했다. 최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으면서 규제 완화와 기업경쟁력 강화 등 현 정부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했다. 그의 지경부 장관 내정은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해외 에너지 개발 등 경제 분야 성과를 통해 성공적으로 정권 임기를 마무리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지경부의 또 다른 간부는 "최 후보자가 업무보고 자리에서 '다른 부처와 협의할 때는 나를 적극 활용하라'고 했다"며 "청와대나 재정부, 금융위원회 등과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할 때 최적의 사람이 왔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공직 후보자들이 산적한 정책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검증하기보다 의혹 부풀리기에 치중하고 있다. 정치권은 '정책청문회' 필요성을 역설하지만 정작 청문회 때마다 '도덕성 검증'을 내건 '의혹 폭로전'에서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최 후보자가 받은 전세보증금까지 '임대수익'에 포함시켜 탈세 의혹을 제기하는 '아니면 말고'식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한 야당 의원은 "낙마시키면 좋고 최소한 흠집을 내면 성공"이라며 이번 인사청문회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야당에게는 후보자에 대한 폭로로 정권에 흠집을 내는 것 자체가 성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정부가 정책 결정의 타이밍을 놓칠 경우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연두 기자회견에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에 앞서 정부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게'하는 것도 정치권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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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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