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性범죄'에 눈 감은 국회

'유치원 性범죄'에 눈 감은 국회

김선주, 사진=유동일 기자
2011.03.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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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속출하는데 법 보완 작업 더뎌

'조두순·김길태·김수철'. 아동·청소년을 노린 끔찍한 성(性)범죄로 전국을 들썩이게 한 범죄자들이다. 이들과 유사한 범죄가 속출하는데도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낮잠만 자고 있다.

지난해 부산 여중생이 성폭행·살해 당한 '김길태 사건'이 발생하자 비난 여론에 직면한 국회는 부랴부랴 묵혀뒀던 법안을 처리했다. 전자발찌 부착기간을 최장 1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하고, '심신미약 상태'를 형 감경사유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잇달아 통과시킨 것이다.

그러나 현행법의 허점을 보완하는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14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은 23건에 달한다. 이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아동·청소년 교육기관에 성범죄자의 취업·근무를 제한하는 내용을 다룬 개정안이다. 유치원 운전기사가 원생들을 성추행·폭행하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개정안은 신규채용만 막는 현행법을 보완해 법 시행 이전에 아동·청소년 교육기관에 근무하던 성범죄자들도 솎아낼 기준을 마련했다.

성범죄자 신상정보가 공개되기 전 유치원 등에 취업한 경우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적발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지만 입법 과정은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이 법안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상정된 것은 지난 3일. 3월 임시국회가 끝난 만큼 법안 심사기일을 고려하면 일러야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김옥이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개정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성범죄자가 아동·청소년 교육기관 200m 내에 있는 시설·기관·사업장을 운영하거나 취업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이지만 지난 3일에야 상임위에 상정됐다.

성범죄자를 채용한 아동·청소년 교육기관장에게 책임을 묻는 법안은 지난해 9월 발의됐지만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낸 개정안은 성범죄자 이력이 확인된 성범죄자를 채용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했다.

'늑장 처리' 이유는 다양하지만 이들 법안이 발의된 시점이 하필이면 지난해 하반기였다는 점이 결정타였다. 하반기는 국정감사와 예산결산 심사로 입법부가 가장 바쁜 기간이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발의된 성범죄 예방을 위한 각종 법안이 국정감사, 예산결산 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의원도 "여가위는 겸임 상임위라 의원들의 '메인 상임위' 활동이 많아지면 전체회의 일정을 잡기 어렵다"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는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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