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자살한다"..부적절한 '청목회' 국감발언

"국회의원 자살한다"..부적절한 '청목회' 국감발언

김훈남 기자
2011.09.25 14:31

[기자수첩] 국회의원, '청목회 사건' 국감장에서 잇단 압박성 발언

지난 20일 열린 서울고법 산하 법원들의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용희(80) 자유선진당 의원의 부적절한 질의가 나왔다. 질의가 아니라 민원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의원은 청원경찰의 친목모임 '청목회'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국회의원 6명이 기소된 일명 '청목회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북부지법의 박삼봉(55·연수원 11기) 원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잘못하면 현직 국회의원이 자살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해당 재판부와 논의할 용의가 있냐"고 물었다.

"청목회 사건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증거수집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한 신지호(48) 한나라당의 질의에 이어 나온 발언. 증거가 허위이니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국회의원은 '자살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법원장이 재판부를 한번 만나서 얘기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

이 의원의 '청목회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4일 열린 한상대(52·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당시 한 총장을 상대로 "열악한 청원경찰의 대우를 조금 개선했는데 입법 로비로 기소됐다"며 "취임 후 첫 과제로 1심 선고 전에 공소를 취하해 선거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장이 그의 말을 듣고 공소유지를 하는 검사에게 지시, 공소를 취하했다면 검찰총장의 월권 혹은 부당한 압력행사가 된다. 한 총장 역시 이같은 사정 때문인지 "보고를 받아보겠다"는 말로 대답을 피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결과를 개인적으로 알려달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잘못된 기소를 제대로 된 판결로 바로 잡아달라는 의미"라며 "국감을 통해 청목회 사건의 부당함을 알리려 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으로서 응당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는 입장이다.

국가 권력을 3개로 나눠 독립시킨 것은 한 집단의 이득을 위해 법과 행정, 입법을 휘두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국회의원으로서 검찰 수사와 재판과정에 대한 지적을 할 수 있지만 혐의의 유무죄를 따지는 것은 국회의원의 업무가 아니다. 검찰과 사법부에 자신의 주장을 피력한 것은 부적절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청목회 사건이후 국회는 '쪼개기 후원금'을 허용토록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구설에 올랐다. 이 의원의 잇따른 '청목회 발언'이 이같은 비판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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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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