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노트]MB 사저, 4대강 주변은 어떨까

[청와대노트]MB 사저, 4대강 주변은 어떨까

진상현 기자
2011.10.23 14:20

최근 청와대를 둘러싼 최대 고민거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문제였다. 지난 8일 최초 보도가 이뤄진 후 불과 9일 만에 '내곡동 사저' 계획 백지화가 결정된 것만 보더라도 이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가졌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논란의 책임 소재는 좀 더 가려져야 되겠지만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부족했던 데서 출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는 대부분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권위를 배격하고 보통 사람들의 곁에 있고 싶어 했던 평소의 뜻을 실천했다.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모두 청와대 입성 전 살던 사저로 돌아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은 그간 수많은 정치인을 배출해 한국정치의 '산실'로 불렸다. 야당시절 DJ의 집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그를 보좌했던 측근들을 '동교동계'라 부르기도 했다.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로의 복귀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정치적인 근간인 상도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동교동계와 쌍벽을 이룬 '상도동계'를 다수 배출, 정치명가로 군림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돌아간 연희동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신군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신군부의 핵심인 두 전 대통령의 사저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이에 반해 이 대통령의 사저는 기존 사저인 논현동이나 새 사저로 계획을 세웠던 내곡동 모두 정치적인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기존 사저인 논현동은 그나마 이전에 살던 곳이니 논란이 적었겠지만 내곡동은 '왜 꼭 이곳이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의혹이 제기될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내곡동 사저가 백지화 되면서 이 대통령의 퇴임 후 거주지는 현 사저인 논현동이 유력한 분위기다. 논란의 소지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왕 사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상 좀 더 의미 있는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논란이 적은 곳으로 사저를 정하기에는 5년간 국가를 이끌었던 대통령이라는 자리의 의미를 스스로 격하시키는 느낌이 들어서다.

새로운 장소를 찾는다면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나 재임 중 성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좋지 않을까 한다. 이 대통령이 혼신을 기울인 4대강 사업을 상징하기 위해 4대 강변 중 한 곳에서 적당한 곳을 물색해 보는 것도 좋겠고, 재임 중 외교적인 성과를 많이 냈으니 이를 상징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청와대가 '내곡동 사태'를 큰 밑천 삼아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문제를 현명하게 잘 마무리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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