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FTA합의문은 사실상 백지화?

여야정 FTA합의문은 사실상 백지화?

뉴스1 제공
2011.11.02 17:17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2일 오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정, 처리시도에 들어가면서 농어업 피해대책 등을 담았던 여야정합의문의 효력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여야정협의체가 지난달 31일 심야협상을 통해 내놓았던 여야정 합의문은 한나라당의 FTA 상정 강행과 민주당의 '가합의' 주장이 맞붙으면서 사실상 파기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게 됐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주장대로 여야정 합의문이 가서명, 가합의였다면 합의문에 담겼던 농어업 등 FTA 피해보전대책마저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반면민주당은 "피해보전책은 정략적 판단의 도구가 될 수 없다"며 당시 내놓았던 보전책은 유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일 MBC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부에서는 여야합의가 깨졌으며 (피해보전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여야 합의가 깨진 만큼 (합의문 효력은)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야당이 합의를 파기해정부와 여당은 피해분야 지원 대책을 별도로 마련하겠다"고 말했었다.

반면에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와 CBS라디오에 잇달아 출연 "합의문이라는 것은 애초에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추인되지 않으면 효력이 없는 것"이라며 "무엇으로 추인을 받을 지 안(案)을 정하고 추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안에 가서명을 한 것"이라며 황 원내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피해대책은 우리가(민주당이) 주장,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며 "농민과 중소상공인을 위한 피해구제책에 여당이 합의를 했고 이를 공개까지 했으면 다시 재검토하겠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여야 원내대표의 말을 종합하면 여당은 '합의문은 파기됐고 피해보전책 역시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며 야당은 '가안 이었지만 피해보전책에 정부 여당이 합의했던 만큼, 지켜져야 한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는 피해보전책의 유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극명한 의견차가 있으나 합의문 자체는 파기됐다는 데에 크게 이견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번 합의문은 사실상 효력을 다했다는 평가가 있다. 여당 측 한 관계자는 "야당의 입장을 감안해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부분까지 합의안에 넣었다"며 "당연히 당시 논의했던 것은 백지화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미FTA 비준안 처리가 10일로 늦춰지는 등 양측 간 대치 상태가 장기화되면 합의문을 이끌어냈던 극적 분위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 팽팽한 대치상황으로 여야 간 재협상 요구 여론이 탄력을 받으면 기존 합의문을 기초로 재논의를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 5월 여야는 강화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 피해보전직불제법 개정안을 동시 처리한다는 절충점을 마련하면서 한·EU FTA를 처리한 바 있다. 피해보전직불제법 등에서 당시 여야가 한발씩 양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피해보전책 등은 미진하면 앞으로도 고쳐갈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FTA 자체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만나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논의 방안을 받아오는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재논의가 어렵지 않겠나"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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