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한미FTA 비준안 기습 상정…야 반발속 막판 협상 주목

여, 한미FTA 비준안 기습 상정…야 반발속 막판 협상 주목

뉴스1 제공
2011.11.02 17:34

원내대표 긴급회동 "오후 6시까지 결론"… 외통위 대치 계속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한나라당이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처리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한나라당 소속의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이날 오후 외통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한미 FTA 비준안을 기습 상정한 것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 속에 외통위 전체회의는 일단 오후 2시40분부터 정회된 상태지만, 여야 의원들은 1시간이 넘도록 회의실을 떠나지 않은 채 대치 국면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이날 비준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몸으로라도 막겠다"는 각오다.

국회법상 상임위에 상정된 안건은 재적위원 과반 출석에 출석위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외통위 재적의원은 남 위원장을 포함해 28명이며 외통위 소회의실엔 오후 5시 현재 한나라당 소속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이 참석, 의결 정족수를 확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황우여 한나라당,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4시부터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막판 협상에 착수,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황 원내대표는 남 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오후 6시까지 얘기를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남 위원장도 "6시까진 회의를 다시 열지 않겠다"고 말했다.

◇'질서 유지권' 발동 끝에 소회의실서 회의 개최

외통위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외교통상부 소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비준안 강행 처리를 우려한 일부 야당 의원들이 전체회의장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 채 여당 의원들의 출입을 전면 봉쇄함에 따라 남 위원장은 오전 11시40분쯤 회의장 주변 정리를 위해 '질서 유지권'을 발동하고 전체회의장이 아닌 소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개의, 외교부 소관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마쳤다.

이에 앞서 남 위원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장 안쪽 문과 복도 쪽 바깥문을 통해 수차례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야당 의원과 보좌진 등에 막혀 번번이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국회 사무처 소속 경위 10여명이 회의장 주변에 배치되자 야당 의원 보좌진과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 위원장은 오후 2시 외통위에 FTA 비준안을 상정한 뒤 "FTA 비준안을 오늘 처리하지 않으면 내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관련 이행법안을 상정하고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사항을 전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의 외통위 전체회의장 점거를 풀면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고 오늘 회의를 산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야당 의원들은 "날치기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며 비준안 상정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여당 의원들과 재차 몸싸움을 벌였다.

◇원내대표 협상서 'ISD 조항' 타협안 나올까 관심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한미FTA 처리와 관련해 가장 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다.

당초 양당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심야회동에서 FTA 발효 뒤 3개월 이내에 ISD 유지 여부에 대해 양국 간 협의를 시작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마련했으나, 이튿날 민주당 측이 이 같은 합의사항을 번복하면서 양당 간 충돌이 시작됐다.

이후 민주당은 ISD 조항을 유보한 채 FTA 비준안을 처리한 뒤 재협상을 추진하는 내용의 대안을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이 수용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양당 간 협상이 결렬됐었다.

이 대안엔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ISD에 대한 재논의 약속을 받아오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 뒤 한나라당은 "한미 FTA는 여야 합의 처리가 원칙"이라면서도 앞서 민주당과 합의한 농어업 및 중소·소상공인 분야 피해보전 대책 대신 당정 간에 별도 대책을 마련키로 하는 등 사실상 FTA 비준안의 단독 처리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FTA 발효 즉시 ISD 유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협의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청와대 측에 요청한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여야 간에 막판 타협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황 원내대표가 이날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 뒤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에게 "한미 양국 정부는 협정 발효 후 즉시 ISD 유지 여부에 관한 협의를 지체 없이 시작한다. 이명박-오바마"라는 글이 담긴 메모를 보여주는 사진이 일부 언론에 포착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선 민주당 측 요구에 대한 수용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야당 의원들의 외통위 전체회의장 점거 농성 해제와 추후 외통위 전체회의 소집 및 비준안 처리 등 의사일정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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