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민지형 기자 =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9일 지난 2008년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당시 박희태 현 국회의장 측의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과 관련 "(한 남성이 돈 봉투를 쇼핑백에 넣어) 여러 의원실을 돌면서 돈 배달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내가 보고받은 바로는 노란색 봉투 하나만 들고 온 것이 아니라 쇼핑백 속에 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끼어 있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어 고 의원은 자신의 의원실에 돈 봉투를 전달한 사람이 "K수석은 아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의 이 발언은 당시 전대 과정에서 박 의장의 측근인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돈 봉투를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 의원은 전날 검찰 수사에서 "2008년 7·3전대 당시 박 의장 측으로부터 돈 봉투를 전달받았다고 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고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도 "전대 하루 이틀 전 내 의원실 여직원에게 노란색 봉투가 배달됐고, 그 속엔 현금 300만원과 특정인의 이름만이 적힌 명함이 들어 있었다"며 "난 깨끗한 정치를 한다는 소신에 따라 봉투를 거절하고 돌려줬다"고 말했다.
명함에 대해서는 "한자로 이름 석 자만 적힌 명함이었고 직함은 없었다"며 "정치인들이 통상 명절 때 선물을 돌릴 경우 이 같은 명함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돈 봉투를 돌려준 뒤 전화를 받았던 상황이 사실과 다르게 언론에 보도됐었다고 언급하면서 "돈을 돌려준 뒤 20분 만에 전화가 온 것이 아니라 오후에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통화를 한 상대에 대해서는 "박희태 의장 측의 관계자가 누군지는 이 시점에서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돈봉투' 사건이 자신의 폭로로 시작됐다는 데 대해서는 "폭로가 아니다"라며 "한 방송에 출연을 했는데 사회자가 내가 쓴 칼럼을 들고 관련 내용을 물어 '예'라고 대답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전대 돈 봉투' 문제는 우리 정당의 50년 이상 된 나쁜 관행으로서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라며 "이번 일이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정치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