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갈등 격화…이재오·정몽준도 낙천자 '지원사격'

與, 공천갈등 격화…이재오·정몽준도 낙천자 '지원사격'

뉴스1 제공
2012.03.06 14:26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새누리당의 4·11총선 공천 결과를 놓고 친이(친이명박)계를 비롯한 낙천자와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2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 다음날인 6일엔 정몽준 의원(전 한나라당 대표)과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 친이는 물론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핵심인사들까지 나서 이번 공천 결과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심사 자료로 활용된 여론조사 결과 등을 공개할 것을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일부 낙천 인사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찬 회동을 함께하며 향후 대응방안을 숙의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여서 당내에선 "이번 총선 공천을 계기로 해묵은 계파 갈등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 "이러다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재오-정몽준, "낙천 배경 공개하라" 지원 사격

수도권 친이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전 장관은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역의원) 컷오프' 자료는 당사자에게 공개하는 게 옳다"며 "밀실 자료가 '반대자'들에게 정치적 살인 병기가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 새누리당의 1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재공천이 확정된 이 전 장관은 그간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며 이번 공천 진행상황과 관련해선 일체의 언급을 자제해왔다.

그러던 그가 이날 '정치적 살인'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입장표명에 나선 것은 전날 발표된 2차 공천심사 결과, 측근인 진수희 의원의 지역구 서울 성동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광진갑의 권택기 의원 등 낙천한 현역의원 22명(비례대표 포함) 가운데 절반 이상이 친이계 인사라는 점과 관련해"소위 '친이계 학살 공천'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장관은 특히 당 공천위가 진 의원 등의 요구에도 '현역의원 25% 컷오프'에 쓰인 여론조사 결과 자료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 "(공천 결과가) 공정하다면 (자료를) 의원 본인에게만 보여주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게 바로 공정이고 신뢰"라고 강조했다.

당내 대권 잠룡(潛龍) 가운데 한 명인 정몽준 의원(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틀째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새누리당은 공천에서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지도부에 도덕 이전에 상식과 법률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앉아 있다 보니 도덕성 주장이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힐난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등에 연루됐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과 비대위원 선임 당시 '정체성' 논란이 일었던 이상돈 비대위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 의원은 또 "정치판에서 도덕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건 '난 도덕, 넌 부도덕'이란 뜻인데 이는 독선의 위험을 항상 내포한다"며 "정당에게 도덕성보다 중요한 건 정체성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에는 한·유럽연합(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 투표를 한 사람이 당 대변인인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강원 홍천·횡성 공천이 확정된 황영철 대변인이 작년 5월과 11월 국회 본회의에서 한·EU FTA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될 당시 일관되게 반대표를 행사한 사실을 지목한 것이다.

정 의원은 전날 측근인 전여옥 의원의 지역구 서울 영등포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되자,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비판적이었던 의원들을 배제키 위한 전략지역 결정이라면 당 지도부는 큰 실수를 한 것"이라며 전략지역 지정 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親李 등 낙천 인사 "재심 안 되면 무소속 출마" 압박

이처럼 비박계 주요 인사들의 지원 사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구가 전략지역으로 지정되거나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 뿐만 아니라 일부 친박계 의원들마저 공천결과에 대한 재심(再審)을 공천위에 청구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기 인천 상록갑 공천에서 탈락한 이화수 의원은공천위원인 현기환 의원을 만나기 위해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를 찾은 자리에서 "외부 여론조사기관이나 지역 언론이 실시한 조사에선 내 지지율이 상대 당 후보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공천에서 떨어지니까 황당하다"며 "절차에 따라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구(서울 도봉갑)가 전략지역에 포함된 친이계 신지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 "경쟁력 있는 현역의원을 두고 굳이 낙하산(전략공천)으로 후보를 뽑겠다는 건 그야 말로 정략적인 (친이계) 죽이기"라며 "다른 낙천 의원들과도 상의해 모종의 결단을 내리고 정치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랑을 공천에서 탈락한 진성호 의원 역시 "친박은 서울에서 공천을 다 받았다"며 "이번 공천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고 거듭 밝혔다.

지역구(대구 북갑)가 전략공천 지역이 된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이날 성명에서 "어떤 기준에 의해 내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과 나라를 위해 충성하고 고생한 사람을 낙천 위기에 놓이게 한다면 앞으로 누가 당직을 맡아 고생하겠나.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 가운데, 일부 낙천 인사들은 공공연히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밝히며 당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

서울 종로 공천에서 탈락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이동관 전 대통령 언론특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동지들과 진로를 상의한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역시 무소속 출마 및 친이계 낙천 인사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 부소장은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했다.

친박에서도 경북 군위·의송·청송 공천에서 떨어진 정해걸 의원이 "재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당연직 공천위원인 권영세 사무총장은 "공천위의 결정엔 사적 감정이 전혀 개입되지 않았고 객관적인 자료만 활용됐다. 계파에 대한 배려와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거듭 진화에 나섰지만, 당 관계자들 사이에선"이대로 가다간 총선을 앞두고'적전 분열'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 또한 확산되고 있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지금은 선거 판도가 야권에 우세하기 때문에 당에서 이탈한 후보가 설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면서도 "만일 부산·경남(PK)에서 무소속 출마가 속출하면 야당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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