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방송인 김제동씨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케이블TV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김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 행사해서 사회를 봐 정치적 외압이 가해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급속히 확산됐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투표 참여 운동으로 이어졌다.
실제 선거에서는 젊은 층의 투표율이 급등했다. 특히 20대 투표율은 18대 총선 때에 비해 12.9%포인트 상승했다. 50대 이상 투표율이 3.8% 상승에 그친 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4·11 총선을 9일 앞두고 다시 '김제동'이 등장했다. 민정수석실이 내사를 지시한 연예인 명단에 김씨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난 것. KBS새노조의 폭로와 청와대, 정치권의 공방을 겪으면서 형성된 '사찰문건' 정국이 선거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또다른 변수를 만난 형국이다.
6·2 지방선거에서 한차례 악몽을 겪은 여당은 거듭된 악재의 부상에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새누리당 온라인 대변인을 지낸 이학만 부대변인은 "SNS상으로는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에 15석 정도 뒤지는 것으로 나오다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의석 차이가 10석으로 좁혀졌다"며 "그런데 이번 사찰 사태로 다시 의석 차이가 다시 15석으로 늘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의 분석에 따르면 특히 수도권과 부산, 대전 지역 유권자들이 사찰 사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이번 사찰 문건은 정치권이 폭로한 게 아니라 언론에서 먼저 제기한 것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정치 공방 차원보다는 무게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은 '김제동 효과'의 재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김씨가 사찰 피해자로 등장하면서 SNS상에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라며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닥치고 투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번 총선에서는 선관위가 SNS를 통한 선거운동과 투표 독려 행위의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도 투표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야당 내부에서도 지나친 낙관에 대한 경계론이 존재한다. SNS상의 여론이 전체 선거 분위기를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은 "트위터는 20∼40대 화이트칼라, 전문직 종사자 등의 여론이지, 전체 국민의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며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위기 의식을 느끼고 결집할 경우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