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 =

결국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10월 초순의 여론의 향배가 단일화 협상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지율 끌어올리기를 위한 두 후보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추석을 앞두고 각각 상대적 열세에 놓여 있는 지역인 호남과 부산·경남(PK)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표심 잡기에 들어갔다.
우선 안 후보는 2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해 환담을 나눴다.
출마 선언 직후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한 만큼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안 후보의 이날 참배에서는 참여정부의 성지인 봉하마을 방문을 통해 상대적으로 문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PK에서 바람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더욱 부각됐다.
안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사람을 사랑하셨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가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권 여사를 만나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하고 "노 전 대통령은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고 진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해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봉하마을 방문 의미'에 대해서는 "현충원에 다녀 온 연장선이죠"라며 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단일화 경쟁 지지율 조사를 살펴보면 안 후보는 PK지역에서 대체로 문 후보에 비해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17일부터 21일까지 유권자 159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임의번호걸기) 조사를 벌인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를 보면 안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31%의 지지율을 얻어 문 후보(52%)에 크게 뒤졌다.
안 후보 역시 부산 출신이기는 하지만 참여정부와 친노 세가 상당한 PK 지역에서 문 후보(경남 거제 출신)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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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봉하마을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모교인 부산고를 찾아 후배들과 대화를 갖는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를 준비 중인 영화인들과도 만나는 등 부산시민들과의 접촉면 확대에도 주력한다.
안 후보의 부산고 방문은 문 후보의 모교인 경남고와의 관계와 관련해서도 눈길이 간다.
부산고와 경남고는 부산지역의 전통적 명문고로 오랜 라이벌 관계이기도 한 만큼 두 후보 간 단일화 경쟁은 라이벌 고교 간의 대결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문 후보는 추석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안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호남의 광주를 방문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문 후보는 27일 오후 7시 광주에 도착해 광주전남 주요인사들과 만찬을 함께한다. 만찬 후에는 힐링행보 일환으로 태풍 피해지역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다.
27일 밤을 광주에서 묵은 뒤 그 다음날에는 5.18 유족들과의 조찬간담회, 5.18 묘역 참배 일정을 소화한 후 호남지역 방문의 의미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가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문 후보는 갤럽조사 결과 광주·전남지역에서 37%의 지지율을 보여 50%를 기록한 안 후보에 뒤졌다.
이에 대해선 문 후보에게 드리운 참여정부와 친노의 그림자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참여정부가 김대중 정부에 대한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하는 등 참여정부 및 문 후보의 호남 홀대론을 들어 비판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적지 않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25일 기자와 만나 "참여정부 홀대론이 광주·전남지역 민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2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문 후보의 광주전남 방문은 호남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로 앞으로도 우리는 광주전남에 진정성과 관심을 계속해서 보일 계획"이라며 "선대위가 꾸려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지역을 특화해 관리하는 기구는 없지만 이와 관련한 큰 방향에 대해서는 논의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로서는 PK에서의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호남에서의 지지율 반전을 가져오는 게 단일화의 성패를 가름할 관건인 셈이다.
또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 측면에서 아직까지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다소 우위에 있다는 점이 안 후보를 향한 호남 유권자들의 전략적 지지의 근간을 이루는 만큼 이를 불식시키는 것도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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