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폐지한 정부, "돈 줬다가 뺏는게 가장 나쁘죠"

무상보육 폐지한 정부, "돈 줬다가 뺏는게 가장 나쁘죠"

이미호 기자
2012.09.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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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국민과의 약속, 반드시 지킬 것"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정부가 돈이 없을 때 가장 거친 방식은 돈을 주던 사람한테 돈을 뺏는 것이다. 배급을 받으려고 줄을 서있는데 '여기까지 주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집에 가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 좀 더 돈이 덜 드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옮겨가도록 하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정부가 만 0~2세 무상보육 폐지를 발표한 지난 24일. 새누리당 '보육전문가'로 불리는 김현숙 의원은 그야말로 '멘붕'(멘털붕괴)이었다. '전면 무상보육'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게 불과 사흘 전이었기 때문.

지난 4·11 총선 때부터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제시한 '국가무상보육 확대'를 담당해 온 김 의원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는 결론이다.

정부는 지난 24일 '만 0∼2세 무상보육 지원'을 철회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내년 3월부터 전계층에 무상 지원하기로 했지만, 소득 기준 차등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소득하위 70% 해당가구의 0∼2세에게 양육보조금 20만원·15만원·10만원을 지원하고 전업주부는 반일제로 차등지원, 3∼5세 중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소득하위 70%까지 양육보조금을 1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28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무상보육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가 미래를 결정하는 보육에 대한 기준과 틀을 만든다는 점에서 '하위 70%'냐, '80%냐', '90%냐'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일각에서는 '하위 70%'를 '하위 90%'로 조정하는게 어떠냐는 의견도 있는데 협상은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상보육은 협상의 대상도 아니고 그렇게 타협할 수 있는 선을 이미 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4·11 총선 공약에 전계층 보육비를 무상지원 한다고 분명히 국민들께 약속을 드렸다"면서 "그 약속을 돈 때문에 '70%까지 할래, 85%까지 할래, 90%까지 할래'라고 하는 것은 무상보육의 본래 취지를 흐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 대선주자들이 정부의 '무상보육 폐지'에 한 목소리로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박 후보는 국민들께 하신 약속을 절대로 뒤로 물리실 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무상보육에 대한 예산추계조차 하지 않은 정부의 안일함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무상보육 폐지하겠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이라며 "지방비까지 포함해서 무상보육 예산을 4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된 기준조차 없는 규모"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가정주부의 경우, 반일제로 지원할꺼면 단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맞벌이와 홑벌이 이용 단가 차이는 어떻게 둘 것인지 아무런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그냥 올해 예산과 비슷하게 어림잡아 4조7000억원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 운영 시간과 교사 월급 등도 고려해야 하고 어떤 곳은 간식을 한번 더 줄지 말지, 오후 프로그램에서 그림을 그리고 교재 비용을 더 줄 건지 등등 구체적으로 따져야 할 게 많다"며 "보건복지부 측에 4조7000억원이라는 예산이 어떻게 나왔는지 자료 요청을 했지만 며칠째 핑계를 대며 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무상보육이라는 공약은 국민과 당의 약속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일단 상임위에서는 통과됐고 무상보육에 대한 여야의 생각이 같은 만큼 법사위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켜 관련 예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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