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 없는 박지원, 호남 민심 잡기 '주력'

바람 잘날 없는 박지원, 호남 민심 잡기 '주력'

양영권 기자
2012.11.02 14:31
↑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광주광역시행 KTX를 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를 거쳐 전남 목포를 방문하고 3일에는 순천, 여수와 전북 익산을 4일에는 전남 광양을 찾는다.

박 원내대표는 방문지에서 시·군·구 대의원대회에 참석하고 당원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역 언론사 사장단, 주요 대학 총장 등과 면담도 예정돼 있다. 다음 주에는 다시 광주와 전남 나주·무안, 전북 전주·진안 등에서 일정이 잡혔다. 오는 9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호남향우회 모임에 참석한다.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한 이른바 '하방(下放)'을 본격화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가 중점 공략하고 있는 호남 지역은 민주당 텃밭이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이곳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에 대해 당내 일부가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결정권을 쥔 문 후보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는 이같은 사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박지원 경질'로 비칠 경우 호남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까지 저축은행 비리와 민주통합당 공천자금 수수 의혹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는 등 검찰의 표적이 돼 왔다. 검찰은 수사 끝에 박 원내대표를 저축은행 2곳에서 총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3차례 소환을 시도하고 체포영장 청구라는 강수까지 뒀던 것을 생각하면 수사 결과는 '용두사미'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 혐의마저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퇴진론이 일자 박 원내대표는 측근에게 "정치검찰의 표적수사를 고군분투 끝에 이겨내고 그동안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공격수 역할로 '박근혜 대세론'을 밑동부터 깼는데, 당내에서 흔들어 대면 제일 고소해할 사람이 누구겠나. 자해행위나 다름없다"며 곤혹스러운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박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도 "지금 투표시간 연장 법안과 예산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교섭단체 대표가 사퇴하면 어떻게 되겠나. 새누리당에게 협상을 거부할 빌미만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동안 지도부가 사퇴할 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했으면 했지 동반 사퇴한 경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민주당내 인적쇄신 논의는 단순히 '이·박(이해찬·박지원) 사퇴' 압박을 넘어 주류와 비주류의 세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주류를 대표하는 이종걸 최고위원은 김한길 최고위원에 이어 사퇴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문 후보 캠프에서 공보단장과 국민통합추진공동위원장, 동행2본부장을 각각 맡고 있는 우상호 추미애 강기정 최고위원은 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직자는 "계파간 권력투쟁으로 비화돼 우리 지지층에게 자중지란으로 비칠 경우 대선 앞두고 지지율을 다 까먹을 수 있다"며 "감성적 대응을 삼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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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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