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진동영 오경묵 기자 =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 대한 야권 안팎의 후보 단일화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안 후보가 11일께 정책 발표 후 논의를 시작하자는 신호를 보냈지만 야권 지지층의 인내심이 점차 고갈되고 있는 모습이다.
단일화 파트너인 민주통합당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직접 나서 안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문재인 후보는 4일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으니 모든 방안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자"며 "안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지금껏 직접 단일화 제안을 자제해 왔던 문 후보가 협상 카드를 던진 것이다.
문 후보 선대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직접 단일화 제안을 했다는 것은 상당히 비중있는 일"이라며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제안에 대해 뭐라고 답할 건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안 후보가 단일화 선결 과제로 제시한 '정치 쇄신'에 대해 용광로 선대위 구성, 새정치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최대한 응답했다는 입장이다. 인적쇄신에 대해서도 문 후보가 직접 이해찬 대표와 만난 뒤 이 대표의 자진 사퇴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으로선 '할 만큼 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안 후보는 지난 2일 제주 강연에서 "계파 이익에 급급하다가 총선을 그르친 분들"이라며 민주당 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직접 겨냥, 이해찬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듯 했으나 민주당 내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한 듯 "인적 쇄신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며 수습에 나섰다.
안 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인적쇄신을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대표의 퇴진 가능성과) 단일화와 연관짓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치 쇄신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진정성을 보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국민들의 뜻'에 대한 판단 근거는 여전히 모호하지만, 국민 판단의 일환이라고 할 시민사회계의 시선은 안 후보의 이같은 입장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듯 하다.
5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한 '정치개혁과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원하는 교수 모임'이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황석영 소설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기자회견을 갖는 등 사회 각계의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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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이전에는 안 후보에게 '단일화 하지 말고 승리하라'고 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많았는데, 이제는 '어서 단일화를 하라'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 중인 안 후보가 5일 예정된 전남대 강연에서는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단일화를 앞두고 야권 지지층이 밀집한 호남, 그중에서도 '민주당의 심장'이라는 광주에서 강연을 하는데 여기서도 여전히 단일화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유지할 경우 기다림에 지친 호남 유권자들로부터 역풍을 맞게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안 후보 본인도 4일 단일화 계획을 묻는 시민의 질문에 "강연을 들으러 와 달라"고 말해 기대치를 높였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조금씩이지만 안 후보의 입장도 진전되고 있지 않냐"며 "정치쇄신을 다시 한 번 촉구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적인 발언은 우리도 알 수 없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안 후보의 입장은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도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직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인데, 이런 태도라면 (정책 발표 예정일인) 11일까지는 계속 미루게 될 것이라고 본다"며 "단일화 과정 등에 모호한 태도를 취하며 계산을 한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은 안 후보 본연의 이미지에 마이너스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다보니 대중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지지율에 정체 현상이 온다"며 "(정치쇄신 같이) 하루 이틀에 안 되는 것을 조건 삼아 단일화 하겠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조건을 선언하고 단일화 협의에 들어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최대한 미루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이제는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본인이 준비한 공약이나 정책을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며 "민주당의 조직력이 발휘돼 안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는 국민참여경선을 사실상 무산시킨 것도 득이라면 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테이블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지율이 정체되는 것이 가장 큰 손해"라며 "민주당 정통 지지층과의 대립 양상이 벌어졌고, 향후에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됐을때 민주당과의 공조·협력에 있어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문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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