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을 중단하며 신경전을 벌였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18일 전격 회동하며 단일화 협상 재개 등의 합의사항을 이끌어내기까지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두 후보는 이날 만남까지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방아쇠는 문 후보 측에서 당겼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오전 11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이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전원의 총사퇴를 전격 결의했다. 안 후보 측이 요구해 온 '민주당의 혁신과 쇄신 의지'가 가시적 조치로 드러나면서 꽉 막혔던 단일화 논의에 물꼬가 트이는 계기가 됐다.
이 대표의 정오 회견 뒤 문 후보는 12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이해찬 대표와 지도부가 아주 어려운 결단을 해주셨다"며 "안 후보 측과의 조속한 단일화 논의 재개를 촉구한다"고 안 후보를 압박했다. 특히 "신속한 타결을 위해서 여론조사 방식이든, 여론조사 더하기 알파 방식이든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 측이 결정하도록 맡기겠다"고 통 큰 양보까지 했다.
문 후보의 요청에 같은 시각 광주를 방문 중이던 안철수 후보가 화답했다. 12시 광주 지역 오피니언 리더그룹과 오찬을 마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 중이던 안 후보는 관련 소식을 차 안에서 보고받았다. 이어 오후 1시 광주·전남 합동언론인터뷰에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문 후보를 직접 만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오늘 광주 방문 일정을 끝내고 상경하는 대로 빠른 시간 내에 문 후보를 만나겠다"며 "서로 신의가 있기 때문에 후보끼리 만나서 얘기하면 모든 오해가 다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와의 만남은)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가 단일화 재개의 의사를 밝힌 만큼 이제는 만남의 시간과 장소만이 문제였다. 문제는 안 후보의 일정이었다. 당초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일정이 없었지만 안 후보는 광주 일정 뒤 이날 저녁 서울에서 세 군데의 언론사와 인터뷰가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두 후보의 만남을 위해 저녁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양측은 시간과 장소를 정하기 위해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각에선 '오후 9시 김대중 도서관'이 거론됐지만 결국 오후 8시 정동의 한정식집 '달개비'로 결정됐다.
안 후보는 광주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광주발 서울행 오후 4시35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식 일정이 없었던 문 후보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기하다 약속 장소로 이동했다. 두 후보는 8시에 예정된 이날 회동 10분 전 쯤 나란히 도착했다. 문 후보보다 2분여 먼저 도착한 안 후보는 "정권교체와 대선승리가 중요하다. 박근혜 후보를 이기고 상식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짤막한 말을 남긴 채 회동 자리로 들어갔다. 뒤이어 나타난 문 후보 역시 "다시 이렇게 마주앉게 돼서 다행이다. 실무협상도 빨리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실내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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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는 7시 55분쯤 배석자 없이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며 8시20분까지 대화를 나눴고, △새정치 공동선언문 합의 △단일화 방식은 협상팀에서 논의 △정권교체와 대선승리를 위해서 힘을 합칠 것 등 3개항에 합의했다.
박광온 민주통합당 대변인과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이 8시20분쯤 회동장으로 들어갔고, 25분 쯤 두 후보는 회동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포토타임을 진행한 뒤 두 후보는 "대변인들이 발표할 것"이란 말을 남기고 회동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