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진성훈 고유선 진동영 기자 =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안 후보측의 협상 중단 선언(14일) 이후 4일 만인 18일 민주당 지도부의 총사퇴라는 돌파구를 통해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시내에서 전격 단독회동을 갖고 19일 단일화 방식 협상 재개에 합의하는 한편 그동안 논의해온 새정치공동선언을 최종 추인해 발표토록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두 후보가 앞서 합의했던 후보 등록(25~26일) 전 단일화를 목표로 속도감 있는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문 후보는 민주당 지도부의 총사퇴 발표 이후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측에 일임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고 이에 안 후보 역시 즉각 문 후보를 만날 뜻을 밝히며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선회, 전격 회동이 성사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문 후보의 긴급 기자회견에 앞서 단일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총사퇴를 선언, 문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안 후보에 대해 고강도의 압박에 나섬으로써 향후 단일화 협상 및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됐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후 7시 55분경 서울 중구 정동의 한식당 달개비에서 만나 8시 20분까지 25분간 배석자 없는 단독 회동을 가졌다.
두 후보가 회동을 가진 것은 지난 6일 첫 회동에서 후보 등록 전 단일화 등에 합의한 이후 두 번째다.
두 후보는 중단된 단일화 룰협상과 관련,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 측에 일임하겠다고 언급했음에도 불구, "단일화 방식은 협상팀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문 후보측 박광온, 안 후보측 정연순 대변인이 밝혔다.
양측 대변인은 단일화 룰협상과 관련, "실무 협상팀은 내일(19일)부터 곧바로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어렵사리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후보등록까지 불과 일주일 남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양측은 19일 협상 재개와 함께 최대한 빠른 속도로 논의를 진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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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만으로 단일화를 하더라도 20일 정도까지는 세부적인 방식에 대한 합의를 끝내야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를 마칠 수 있다고 문 후보측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방식 선택과 세부 내용 협의를 놓고 양측은 한층 치열한 수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는 시일이 상당히 걸리는 국민참여경선 대신 여론조사 또는 '여론조사 + α'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안 후보측은 협상 재개 합의와 함께 협상팀 3명 가운데 2명을 교체했다.
안 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밤 두 후보의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안 후보측 단일화 방식 실무 협의팀 팀장에 하승창 대외협력실장, 팀원에 강인철 법률지원단장, 금태섭 상황실장으로 실무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협상팀 중 팀장이던 조광희 비서실장과 팀원이던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이 교체되고 하 실장과 강 단장이 합류한 것이다.
이는 협상 중단 선언으로 며칠 간 파행을 빚은 데 대한 유감의 뜻과 함께 '한나라당 출신'이란 점으로 민주당과의 갈등 원인이 됐던 이태규 실장을 교체함으로써 이번 사태에 대한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 표시로 풀이된다.
문 후보측은 협상팀 교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두 후보는 이날 협상 재개와 함께 정치혁신을 위해 양측 실무팀이 논의를 통해 합의한 새정치공동선언을 최종 추인하고 "이것은 개혁의 시작이란 점을 확인했다"고 양측 대변인이 밝혔다.
선언문에 따르면 양측은 그 동안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국회의원 정수 문제와 관련, 사실상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의미하는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 합의했다.
양측이 두 후보간 회동 종료 직후인 이날 밤 발표한 선언문에 따르면 양측은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 정수를 조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의원 정수 조정은 사실상 축소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정치공동선언은 이와 함께 △중앙당 권한과 기구 축소 △정당 국고보조금 축소 △경제민주화·일자리창출 등 5대 국정 현안에 대한 여야정 국정협의회 상설화 △기초의회 의원의 정당 공천제도 폐지 △상시 국정감사제도 빠른 시일 내 정착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상시 운영 등에 합의했다.
두 후보는 또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위해서 힘을 합칠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양측이 전했다.
이날 밤 두 후보가 전격 회동을 갖고 이 같은 사항에 합의하기에 앞서 이날 양측은 급박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문 후보는 이날 낮 12시 30분 영등포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다양한 단일화 방안의 모색은 시간상 불가능 해졌다"며 "신속한 (단일화 방식 협의) 타결을 위해 여론조사 방식이든 여론조사 더하기 알파의 방식이든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측이 결정하도록 맡기겠다"고 전격 제안했다.
전격적인 양보의 모습으로 단일화 협상의 공을 안 후보에게 넘긴 것이다.
문 후보는 "세부적인 방법은 단일화 협상팀이 밤을 새워서라도 마련하면 되고 미뤄지고 있는 새정치공동선언도 협상 재개와 함께 발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당장 오늘 오후, 또는 밤부터라도 협상팀이든 후보든 어떤 차원에서라도 만남과 협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광주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문 후보를 만날 것"이라는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만나자는 제안을 환영한다. 안 후보와 언제든 시간과 장소가 협의 되는대로 만나겠다"며 "그와 함께 단일화 협상팀도 조속하게 만나서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을 협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26일까지 시간이 촉박해 그 이후로 단일화가 미뤄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두 후보가 후보 등록 전의 단일화를 국민들께 이미 약속 드렸다"며 "후보 등록 후로 미뤄진다면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이 함께 올라가는 등 문제가 생긴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를 하려면 늦어도 24일에는 단일 후보가 결정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20일까지는 여론조사 등 구체적인 방법이 합의돼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한 오류가 발생할 경우 보완할 시간여유도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당장 만나 협의를 하고 또 기본적인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 측에 맡기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측에 전격 일임한 것이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론조사, 배심원 투표, 공론조사, 국민참여경선 등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 측에 맡긴 것은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자는 것"이라며 "(자신감으로 비칠) 오해의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단일화 협상과 함께 시작된 정책 연대 협상에 대해서는 "경제·복지, 통일·외교·안보 정책은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과 함께 발표돼도 좋다"며 단일화 방식 협상이 우선돼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 후보에게 '선(先) 정당 혁신 의지 표명 후(後) 양자 회동'을 제안했던 안 후보도 이날 민주당 지도부 사퇴와 문 후보의 제안에 대해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가진 지역 언론사들과의 간담회에서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문 후보를 만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단일화에 대해서는 제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광주지역 유력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늘 광주 방문이 끝나고 서울에 가는 대로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문 후보를 만나서 단일화를 재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측은 이에 따라 이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3개 언론사와의 연쇄 인터뷰를 언론사측과의 협의를 통해 연기하고 문 후보와의 회동 시간과 장소 조율에 나섰다.
특히 문 후보가 안 후보측에 단일화 방식 선택권을 일임함에 따라 후보 간 회동에서 단일화 방식의 큰 틀이 정해질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으나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문 후보와) 만나서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겠다"며 다소 유보적 입장을 밝혔고 결국 이날 밤 회동에서 구체적인 방식은 협상팀에서 논의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문 후보의 단일화 방식 일임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는 자신이 단일화 방식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상황이 전개될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인식돼온 여론조사 방식이 선택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되면 정치개혁 및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문 후보의 기자회견 직전 이 대표 등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를 선언했다.
이 대표와 추미애 강기정 우상호 이용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민주당 지도부는 오직 정권교체와 단일화를 위한 하나의 밀알이 되야 한다"고 결의한 뒤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문 후보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겸하는 형태로 이끌게 됐다.
다만 박지원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사퇴서를 제출해 놓되 예산심사 등 정기국회가 진행 중인 점 등이 감안돼 연말 정기국회 때까지 유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대표는 "많은 분들이 사퇴 요구의 부당함을 지적하시며 말리셨지만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정권하에서 고통받는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할 때 정권교체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거취가 결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일념으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소임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이는 안 후보측에서 단일화 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내건 당 혁신과 관련, 사실상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인적쇄신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문 후보의 부담을 덜고 안 후보측에 협상 재개 지연의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이 같은 결심을 문 후보에게 전했고 이에 문 후보는 "어려운 결심에 감사드린다. 이 대표의 결단을 배경으로 반드시 단일화에 성공해 보답하겠다"고 답했다고 우상호 공보단장이 전했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정권교체와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온 몸을 던져 일하겠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러분과 함께 일하겠다. 우리 나라를, 민주당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놓고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됐다. 최고위원들부터 앞장선다"며 "두 분이 국민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상대탓을 할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국민이 열렬히 바라고 꿈꾼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기정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두 번 정권교체를 했던 정당"이라며 "앞으로 민주당이 더욱 강해지고 개혁 쇄신되는 정당으로 거듭나 이번 대선 승리를 민주당과 문 후보 승리로 귀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우리가 내려놓은 이 무거운 짐을 국민이 대신 지어주고 정권교체에 나서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정권교체를 위한 우리의 희생과 결단이 의미있었다고 평가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은 매우 답답해하고 있다. 지금 단일화 협상이 잠정 중단되면서 여기에 대한 돌파구 마련을 원하고 있다"며 지도부의 결심이 단일화 협상중단 사태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중대 결단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다만 이날 회견에서 안 후보측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하며 최근 협상 중단 사태 과정에서 보여준 안 후보와 안 후보 캠프의 행태에 대한 비판과 불신을 표출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가 구 정치세력으로 비춰진 데 대해 "우리들은 유신 시대와 5공화국 군부 독재 시대에 목숨을 내던져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이라며 "이명박 정부에서 촛불을 들었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 어떠한 두려움도 없이 비판을 해 왔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안 후보에게 '올곧고 선한 마음으로 정말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 '단일화에 진심을 가지고 즉각 논의를 재개해 달라', '고(故)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 과정에서 서로 오해와 마찰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시간이 많지 않다. 만약 개인의 권력욕과 유불리를 따져 단일화를 질질 끌거나 결렬시킨다면 결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 후보를 압박했다.
또 두 전 대통령을 존중해달라면서는 "민주당은 그 분들이 이끈 정당이고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이른바 동교동의 분들, 그리고 이른바 '친노'(친 노무현)는 그 분들과 함께 평화적 정권교체와 참여적 정치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라며 "민주당을 구태 정당으로 지목하고 이 사람들을 청산 대상으로 모는 것은 두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평생 민주주의와 정당 정치의 발전을 위해 살아오신 이 대표와 지도부가 아주 어려운 결단을 해줬다"며 "이는 정권교체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길을 터준 것으로 이미 시작된 민주당의 쇄신과 정치혁신의 길을 더 넓혀준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 후보는 이날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데 대해서는 "이 대표가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결단을 내리셔서 진심으로 존중의 말씀을 드리고, 그 뜻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다만 "저희가 민주당에 요구한 것은 인적쇄신이 아니었고, 지금까지 내려왔던 정치 관행에 대한 개선"이라며 "민주당의 쇄신, 그리고 아름다운 단일화 과정에 대한 당부였다"고 말했다.
자신이 민주당 지도부를 사퇴로 내몬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지도부 총사퇴가 정치쇄신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히 함으로써 추가적인 정치혁신 요구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
안 후보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면 단일화가 되도 승부는 박빙"이라며 "누가 단일후보가 된다고 해도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쇄신의 모습을 보여야만 겨우 이길 수 있다"고 지속적인 쇄신 노력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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