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직을 양보하고 전격 사퇴했다. '안철수 변수'가 사라짐에 따라 이번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 후보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대선 프레임도 '보수 대 진보'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건개 변호사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등 보수 인사층은 박 후보 측으로 속속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는 최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거리를 두면서 정책 면에서도 보수 색체를 강화하고 있다. 문 후보는 그간 박 후보와 대기업 정책과 복지정책 등에서 박 후보와 선명하게 대립했다.

안철수 후보는 '제3 세력'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좌우의 중간지대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문 후보로서는 안 후보의 지지 세력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신경전 등을 볼 때 온전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철수 후보 지지층은 실망과 좌절을 느끼고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며 "안 후보를 지지하던 20대 학생 층이나 서울 지역의 40대 화이트칼라 층이 문 후보 쪽으로 고스란히 흡수되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다만 "보수와 진보의 색깔이 극명해질 경우 야권 성향의 지지자가 결집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와 참여정부의 공과 논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쪽에서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시절의 실책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반면 박 후보 쪽은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냈다는 점에서 '참여정부 실책'을 집중 거론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론스타의 한국 정부 제소(ISD)에 대해서도 문 후보 측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이 국민 앞에서 ‘ISD협약에 가입한 이래 우리나라가 한 번도 제소당한 적 없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고 안이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 후보 측은 "한·미 FTA 체결은 노무현 정부 때 있었고 ISD 조항도 그 당시에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안 후보가 사퇴한 만큼 이제 이번 대선은 '후보대 후보'의 경쟁이 아니라, 당 대 당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박 후보로서는 참여정부의 실책을 부각시키고, 문 후보는 MB정부의 실정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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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박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딸이고, 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대선이 '박정희 대 노무현'의 대리전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유신시절 인권탄압 등 과거사 문제가,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양극화 심화와 부동산값 급등 등 정책실책이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