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 양보, '여기'가 대선 승부처 됐다

安의 양보, '여기'가 대선 승부처 됐다

김성휘 기자
2012.11.23 22:25

민주당의 숙제: 安측 이탈표 잡기+文 확장성 강화 여부

무소속 출마로 올 대선판도를 뒤흔들었던 안철수 후보가 23일 전격 사퇴,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양보하면서 민주당은 간단치 않은 숙제를 떠안았다.

무엇보다 안 후보 지지층 이탈을 최소한으로 막는 일이 급선무다. 민주당이든 안 후보 측이든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서로 감정의 골이 깊게 패였다. 문 후보 측이 "통 크게 양보하겠다"며 이른바 '맏형론'을 연일 강조하자,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이 작심한 듯 "점잖게 말하는데, 맏형 얘기 그만하라"(11월20일)고 쏘아붙였다.

▲11월6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사진= 뉴스1 제공
▲11월6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사진= 뉴스1 제공

앞서 안 후보 측에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 "충치는 뽑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고 이 인물이 민주당 출신이라고 알려지면서 민주당과 문 후보 선대위에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단일화 이후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지지층 이탈이라는 '리스크'를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각 캠프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안 후보 사퇴회견 직후 문 후보 측이 긴박하게 움직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 후보가 안 후보를 굴복시킨 것으로 비친다면 안 후보 지지층을 이탈시키고, 안 후보를 중심으로 뭉쳤던 세력의 화학적 결합을 방해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새누리당 역시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지 못할 경우 지지층이 20% 가량 이탈 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흡수 전략을 고심해왔다. 특히 안 후보의 사퇴로 이번 대선이 '보수 대 진보'의 전면전으로 프레임이 재편됐다. 이 경우 '51대 49'라는 피 말리는 초접전의 게임이 펼쳐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라 민주당 입장에선 어떻게든 안 후보 지지층 이탈을 최소화해야 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최대화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문 후보는 안 후보 사퇴소식을 듣자마자 첫 메시지로 "안 후보님과 안 후보님을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또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는 큰 결단을 해주신 안철수 후보께 빠른 시간 내 가장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으로선 문 후보의 야권 대표성을 강조하는 한편, 안 후보에게 열세로 평가된 '표의 확장성'도 고민해야 한다. 안 후보가 지원유세를 나선다면 이 점이 보완되겠지만 그가 직접 대선후보로 뛰는 것보다 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다.

안 후보 사퇴에 따라 다시 부동층으로, 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로 돌아설 수 있는 중도 표를 문 후보가 어떻게, 얼마나 많이 되가져오느냐가 단일화 효과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편 단일화 결과 "문 후보를 다시 봤다"는 반응도 있다. 문 후보가 자신의 권력의지보다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내세운 만큼, 협상 초반만 해도 그가 안 후보보다는 양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문 후보는 점차 "민주당의 후보", "100만 선거인단이 뽑은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는 사퇴가 불가능하다"고 언급하기에 이른다. 끝내 안 후보와 단일화 대결에서 '결기'를 보이며 사실상 담판에서 승리한 셈이다.

이와 관련 선대위원장 등 참모진과 당의 기반조직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문 후보의 '대승적 결단'을 강력히 반대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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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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