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통상본부·정통부를 야당 협상카드로?

인수위, 통상본부·정통부를 야당 협상카드로?

이상배 기자
2013.01.17 15:08

5년전 MB 인수위, 통일부·여성부 폐지 양보하고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의 일부 내용이 국회 통과를 위해 야당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협상카드로 활용돼 결국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본부를 지식경제부로 넘겨 산업통상자원부를 신설키로 한 것이 그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보통신부 부활, 중소기업청의 부 또는 위원회 승격을 보류한 것 등도 마찬가지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은 밀실결정에 부실설계"라며 "국회가 과거처럼 '통법부'에 지나지 않는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고, 시대요구에 부응하는 조직(개편안)이 될 지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재일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도 지난 16일 "통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무역협정(FTA)인데 통상 업무가 (지식경제부로) 이관된다면 수출 대기업 중심의 FTA로 이끄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변 의장은 또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정책까지 담당하게 되면 ICT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에 미흡한 것 아닌가”라며 "중소기업청을 승격시키지 않은 것 역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엔 상당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 입장에서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일정수준 양보를 통해 민주당과 정치적 타협을 추진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인수위가 내놓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당시 통합민주당의 협상이 상당기간 평행성을 달린 결과, 결국 2008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을 3일 앞둔 2월22일에야 극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심지어 법적 절차 탓에 2월29일에야 새 정부의 조직구조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공포됨에 따라 이 대통령은 취임 후 4일 동안 옛 정부의 조직을 이끄는 기형적인 상황까지 벌어졌다.

당초 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는 해양수산부, 통일부, 여성가족부 등을 폐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통합민주당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결국 통일부, 여성가족부 폐지 카드를 버리고 존치시키기로 했다.

이번에 박 당선인의 인수위가 내놓은 정부조직 개편안 역시 국회 통과를 위해 이처럼 야당에게 일부 내용을 양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수위가 지난 15일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시간을 당초 오후 4시로 잡았다가 2차례 연기를 거쳐 결국 오후 5시에야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도 최후의 순간 정무적 판단에 따라 협상용 카드를 집어넣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인수위 관계자는 "막팍에 미세조정이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새 정부에서 부활하는 해양수산부의 본청 소재지도 정치적 협의 대상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부산, 전남, 세종시 등이 해수부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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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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