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대전쟁' 우려되는 정년 60세 법안

[기자수첩]'세대전쟁' 우려되는 정년 60세 법안

진상현 기자
2013.04.29 06:00

지난 23일 저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 오랜 토론 끝에 `정년 60세 연장 법안'이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300명 이상 사업장 및 지방공사·지방공단 등은 2016년 1월1일부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300명 미만 사업장은 2017년부터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의무화된다. 현행법에는 정년 60세가 권고조항으로만 돼 있어 강제력이 없었다.

소위에서 마지막까지 쟁점이 된 것은 `임금피크제 연계' 부분이다. 노동계는 그동안 임금피크제를 강제하지 않고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을 주장해왔다. 이 경우 고임금의 장년층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청년층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이런 현실을 고려한 야당 의원들의 양보로 타협이 가능했다.

또 다른 이슈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노사 간에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분쟁해결 절차였다. 정년 60세 이상 적용이 의무화된 상황에서 노조가 사측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임금피크제를 연계한 법안의 취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 등은 제3자가 강제적으로 조정하는 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기존 분쟁조정기구인 노동위원회를 통해 해결하는 선에서 절충이 됐다.

이런 절충 과정을 거쳤음에도 이번 법안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협상력이 큰 일부 대기업 노조가 임금피크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급여는 줄지 않고 정년만 늘어나 기업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기업들은 당장 신규 채용이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노동위원회가 조정을 한다고 하지만 어느정도 강제성을 갖고 노조의 이기주의를 제어할지는 장담키 힘들다. 아버지 세대의 정년 연장이 아들 세대의 일자리를 빼았는 '세대 전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법안은 고령화 시대의 `희망법'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양극화와 세대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절망법'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년 연장'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는 방향이라면 지속가능 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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