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사례는 처음인 것 같다.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통틀어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해임이 북한에 의해 공식 확인된 뒤 정부 당국자가 한 말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9일 '반당·반혁명적 종파 혐의'라는 장성택의 해임 이유를 밝히면서 '마약', '술', '도박', '여자'와 같은 자극적인 사생활 문제까지 낱낱이 공개했다.
폐쇄국가인 북한에서 고위층의 문란한 사생활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당시 군부 실세로 통했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을 해임할 때도 '신변상 이유'라고만 밝혔을 뿐이었다.
특히 북한은 장성택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장에서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가는 사진까지 북한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 고위 인사를 숙청하면서 현장에서 체포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1970년대 이후 처음이다.
이는 집권 2년이 다가오는 김정은이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권력에 대항하는 세력에게 경고용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외부적으로는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집권 2년 만에 북한 내부 권력 장악에 완전히 성공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하면서 자기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고, 내부를 일치단결 시킬 필요성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그러기 위해 설사 장성택이라도 용납하지 않는 게 '북한체제'라는 것을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반면 김정은이 북한 내부권력 장악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빅터 차 CSIS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지난해 리용호 총참모장에 이은 장성택의 숙청은 북한의 권력 이행이 순조롭지 않고 심각한 내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론은 같다. 김정은이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위해 숙청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 이는 북한 주민들에겐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1976년 8월 북한에서는 피바람이 몰아쳤다. '김정일'로의 세대교체 작업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이었다. 그로부터 37년이 지난 2013년 북한에는 그 때의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 그들만의 세습을 위한 '숙청'작업에 애꿎은 북한주민들만 피바람의 공포를 느끼고 있지는 아닐까 우려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