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런치리포트-2013 결산 "내 세금 이렇게 샜다" 고용부 총리실 미래부 복지부]

#. 최근 건강이 안 좋아져 회사를 그만둔 A씨(31·여)는 실업급여 신청을 했다. 실업급여 수급 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방법을 물었는데, 필요한 서류 몇 가지를 알려줬다. 그의 말에 따라 몇몇 절차를 수행한 뒤 집 근처 고용보험센터에가 관련서류를 작성해 직원에게 제출했다. 내가 자격이 되는지 안 되는지 스스로 확신이 없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계좌에 실업급여가 들어왔다.
실업자의 생활 안정 및 재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실업급여'의 실업인정제도가 인력 부족으로 부실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업급여 인정 업무 담당자가 처리하는 실업인정 신청 건수가 하루 평균 44건에 이르는 등 실업인정제도가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것. 게다가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비판을 의식, 실업급여 불인정률을 1% 이상 달성하도록 일률적인 목표를 제시, 불인정률이 단기에 두배로 급등하는 부작용까지 나타나고 있다.
10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13회계연도 재정사업 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는 121만명, 수급총액은 3조8819억원이었다.
특히 지난해 실업인정 신청건수는 466만3871건이었는데, 이를 담당하는 직원은 40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원 1인당 실업인정 신청 처리 건수가 연간 1만1515.7명에 달하는 것으로, 연평균 근로일수(260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44건에 달했다.
때문에 실업인정 제도가 실업자의 재취업과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정성 확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같은 형식적 실업인정 문제는 줄곧 제기돼왔다. 그간 실업인정률이 줄곧 99%를 상회해왔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고용노동부의 대책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2013년 지방관서 평가 기준'에서 실업급여 불인정률을 1% 이상 달성해야 최고 점수인 30점을 부과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실업급여 불인정률 △0.8~1% 27점 △0.6~0.8% 24점 △0.4~0.6% 21점 △0.4% 미만 18점 등 구간별로 세부적인 평가 기준을 정했다.
단순 불인정률 목표치를 제시해 그에 맞추려 했던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1~9월 실업급여 불인정 건수는 2만5497건으로, △2010년 9293건 △2011년 1만880건 △2012년 1만2462건에서 급증했다.
일률적인 평가 기준에 맞춰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각 고용센터가 경쟁적으로 불인정률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당초 실업급여 도입 취지에 맞지 않고, 재취업 촉진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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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는 실업급여 도입의 근본적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실업인정 업무 담당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업인정제도가 제대로 돌아가면 실업자들의 재취업을 촉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재정건전성에도 더욱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실업급여 담당인력) 확보에는 인건비 등 비용과 업무개편에 따른 저항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실업인정제도를 강화함으로써 급여 소진율이 감소하면 실업급여지출이 줄어 고용보험기금의 재정안전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고려해 실업급여 담당인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비로 지방이전하는 연구기관들
국토연구원 등 정부출연기관 7곳이 연구개발적립금의 자체연구사업 의무사용 비율을 지키지 않고 지방이전 등 기관발전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예산부족으로 정부 출연금을 감액조정 하는 과정에서도 연구개발적립금을 늘리는 쪽으로 접근하는 등 연간 36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적립금과 관련한 재원과 사용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13년 부처별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개발적립금 관리규정' 상 사용계획 수립시 자체연구사업 비중이 총 사용액의 40% 이상이 되도록 하는 규정을 지키지 못한 곳이 26개 연구기관 중 7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에 미달한 기관은 국토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법제연구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연구개발적립금을 자체연구사업에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연구개발적립금은 연구기관의 자체수입 초과분 등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신설된 적립금으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출연연기관들은 2013년 결산 기준으로 총 360억 7400만원을 적립했고, 올해 4월 승인된 사용계획액은 총 310억8900만원이다. 관리 규정은 적립금 사용 계획 수립시에는 자체연구사업 비중을 당해 연도 적립금 총 사용금액의 40% 이상이 되도록 하고, 기관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 등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시에는 이사회에서 해당 비중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기관들의 자체연구사업 의무사용비율 위반사유는 대부분 청사이전에 따른 차입금 상환이나 건설비의 부족액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예산정책처는 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경우, 직원관사 비용을 연구개발적립금 사용계획에 포함됐다. 지방이전 연구기관의 2014년 출연금 교부액에 지방이전수당(월 20만원)이 반영돼 있고, 공무원의 경우 장차관을 제외한 공무원의 숙소임차비용을 기관 운영비로 편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원관사 임차비용의 편성은 적절하지 않다고 예산정책처는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국토연구원도 연구개발적립금의 전액 또는 대부분을 공사비 부족분 및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예산정책처는 "지방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의무사용비율의 예외를 인정할 경우, 연구기관이 종전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는 노력을 덜 기울이게 될 수 있고, 부동산 매각 무산을 이유로 연구개발적립금을 차입금 상환에 과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서 "지방이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2015년에는 이런 우려가 더욱 커진다"고 분헉했다.
예산정책처는 또 출연금 예산 감액시 해당 연도에 종료될 연구과제 중 집행 잔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과제부터 해야 하는데 연내 집행이 어려운 과제부터 감액한 점도 지적했다. 집행 잔액이 발생할 종료 사업을 감액하지 않은 것은 연구외 목적에도 사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적립금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1900만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3000만원), 한국교통연구원(2800만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9400만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1100만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5200만원) 등 6개 기관은 계속 연구과제의 출연금 예산만을 감액조정, 종료연구과제의 출연금 집행 잔액을 기관별로 1100만~9400만원까지 기관의 연구개발적립금으로 적립했다.

또 국토연구원(4400만원), 통일연구원(1억3200만원), 한국교육개발원(6300만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800만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100만원), 한국행정연구원(600만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1억3500만원) 등 7개 기관은 종료연구과제의 출연금 예산감액 조정을 적게 해, 집행 잔액이 발생했고 이를 연구개발적립금으로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연구기관은 세수부족 등을 사유로 출연금을 교부받지 못한 경우, 종료연구과제의 집행잔액을 우선적으로 감액해 연구목적으로 교부된 출연금이 적립금을 통해 연구 목적외로 사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지원 연구과제 '먹튀'...중도포기로 세금 31억 공중분해
정부지원을 받은 연구과제 가운데 일부가 연구책임자의 무책임한 포기로 인해 중도에 무산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만 수십억원의 세금이 허비됐다.
1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13회계연도 부처별 결산 분석'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가 진행중인 '중견연구자지원'을 받은 연구책임자가 연구를 중도포기한 사례가 7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지원 과제 가운데 연구책임자가 과제 수행을 포기한 사례 가운데 가운데 6건은 연구책임자가 타 사업의 지원대상을 선정되면서 기존 과제 수행을 중도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1건은 연구책임자의 사망으로 인해 중단됐다.
특히 책임자의 타사업 선정으로 인해 지원과제를 중도포기한 사업들에 들어간 지원금은 30억7500만원에 달한다.
미래부는 지원사업의 연구책임자를 공모하면서 향후 3년 이상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인사로 제한했다. 하지만 지난해 과제를 중도포기한 인사들은 모두 2년 미만의 연구를 진행했다.
예정처는 "3년 이상 연구에 전념해야 한다는 미래부의 공모 조건 외에도 지원 협약서 2조에서 '연구책임자는 연구개발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됐다"며 "연구책임자가 중도에 자발적으로 과제를 중단한 것은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래부는 타 사업 선정을 이유로 과제수행을 포기한 6건의 사례에 대하 과제중단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예정처는 "미래부는 향후 연구책임자가 타 사업 선정 등을 이유로 과제수행을 포기한 경우 그 정당성에 대한 판정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재조치를 포함해 연구자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가 진행중인 중견연구자지원 사업은 지난해 322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며 이 가운데 3147억원이 총 2029개의 과제에 집행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극히 일부인 6건의 과제는 연구개발자의 책임감 부족으로 인해 중단됐다.
기초연금 시행됐는데…줄 데 안주고, 안 줄 데 퍼준 노령연금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들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제도가 우여곡절 끝에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써 2008년부터 지난달까지, 저소득 노인들의 생활 보장을 위해 실시되던 약 월 1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은 기초연금이라는 '업그레이드 상품'의 등장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어르신들의 기본적인 소득 보장을 위해 공적 부조를 두 배 이상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초노령연금의 지급 현황을 살펴보면 완전하지 못한 부분들이 다수 발견된다. 대상자 모두에게 지급되지 않았고 받지 말아야 할 사람이 받은 경우가 여전했다. 지급돼야 할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샌 셈.
기초연금이 기초노령연금을 계승했다는 점에서 향후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라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10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3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지급됐어야 할 기초노령연금을 64.7%의 노인들에게만 지급했다.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이 단독가구는 83만원, 부부 가구는 132만8000원 이하인 사람이 노령연금의 대상이었다. 625만986명의 전체 노인 중 소득으로 끊어 하위 70%인 437만5700명이 노령연금을 수령해야 했다. 하지만 실제 연금을 받은 사람은 404만5700명(64.7%)에 그쳤다.
결국 3조2087억원의 기초노령연금 예산 중 3조2015억원만 집행되고 82억원은 불용처리 되고 말았다. 문제는 70%에 미치지 못하는 수급률이 매년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68.9%였던 기초노령연금 수급률은 2010년 67.7%, 2011년 67.0%, 2012년 65.8%로 감소하고 있다.
복지부가 매년 홍보를 강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국가가 제공하는 자신의 몫을 찾아가지 못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국회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노령연금은 10만원이 안되다 보니 이를 필요로 하지 않아 찾아가지 않는 노인들도 있었다"며 "기초연금은 20만원이고 사회적인 관심도 많기 때문에 홍보를 더욱 강화하면 수급률이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새로 시행되는 '기초연금법'에는 수급자가 70% 수준이 되도록 수급률 준수 의무를 법에 명시했다"며 "기초연금 도입 이후에도 수급률이 70%에 미달할 경우 소득인정액 산정방식 개선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받아야할 연금을 못 받는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 연금을 받지 않아도 될 상황의 노인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금액을 받아간 일도 지난해 4만6356건에 36억4423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 부정수급은 수급자가 사망하거나 해외로 이주해 수급권이 없어졌음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중 정부가 4만1891건(90.4%)을 다시 국고로 환수했지만 되찾아온 금액은 24억1741만원으로 66.3%에 그쳤다. 4465건에서 빠져나간 12억원 넘는 혈세가 아직 국고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
더 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지난해 부과한 과태료 실적은 4465건 중 단 1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과태료 부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기초노령연금'법에는 과태료 부과·징수 방법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지만 복지부가 관련 규정을 정하지 않아 부과에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며 "새로 시행되는 '기초연금법'에는 시행령이 아니라 법으로 지자체장이 환수를 하게 명시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부당수급자에 대해서는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지자체가 부당수급 환수 및 과태료 부과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복지부가 집행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 국회예산정책처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