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결산]사후조치 부실 검사…조사 전담기관도 없다

[국감결산]사후조치 부실 검사…조사 전담기관도 없다

박경담 기자
2014.10.28 06:35

[the300][2014 국감]"매년 같은 질문·답변 되풀이돼…피감기관에 내준 숙제 제대로 검사해야"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방위의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참관을 하고 있다. 2014.10.8/뉴스1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방위의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참관을 하고 있다. 2014.10.8/뉴스1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행정부에 대해 시정조치 요구가 쏟아졌지만 실제 개선이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이를 확인하는 국회 조사기관조차 없기 때문이다.

입법부가 행정부에 숙제를 내주고 검사를 안하는 꼴이다. 국감 무용론이 제기되는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국감이 끝나면 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피감기관에 숙제를 잔뜩 내준다. 지난 4년 통계를 보면 매년 약 330여 기관이 5800여 건의 시정 및 처리요구를 받았다. 주로 △행정집행 위법성 △예산지원 적절성 △법령 미비로 인한 문제 △직원 비리 등에 관한 것이다.

피감기관은 국감 이듬해 시정요구에 대한 처리결과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지만 '노력·개선하겠다'·'점검 중이다' 등 피상적인 답변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입법부가 피감기관에 요구한 조치사항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검토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매년 같은 질문, 같은 답변, 같은 시정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게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며 "국감 때 피감기관에 내준 과제를 검사할 수 있는 전담기구나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집행위원장의 지적대로 국감 시정조치 결과의 조사 및 분석 작업은 사실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는 피감기관의 처리결과 보고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이를 지원할 조사 전담기관이 부재한 탓이다.

입법권·예결산 심의 등 다른 입법부 권한에 대한 정책 지원을 살펴보면 미흡한 국감 지원은 도드라진다. 국회의원의 법안 제출과 관련된 입법권은 국회법제실·상임위원회·국회도서관·국회입법조사처 등에서 다각적인 지원을 받는다. 국가 재정과 연관있는 예결산 심의 및 확정권은 소관 상임위원회·국회예산정책처가 뒷받침하고 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국감 지원'에 대한 필요성은 국회 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기는 하다. 지난 8월 1차 활동을 마무리한 국회의장 직속 '국회개혁자문위원회'는 취약한 국감 사후조치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국감 처리결과를 상임위원회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국회의원들이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는 아직 확정 사항이 아니고 추진되더라도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이에 국회 일각에서는 입법조사처가 조사 기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입법조사처가 국정전반에 관한 전문 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고 매년 국감 전에 주요 정책 현안을 검토한 '국정감사정책자료집'을 발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각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국감 준비 및 진행이 이뤄지지만 시정조치 결과를 조사·분석하는 활동은 거의 없다"며 "입법조사처가 이 활동을 담당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현행 '국회입법조사처법'을 근거로 국감 처리결과의 적절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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